H&M와 자라의 ‘인디텍스’ 합친 시총보다 높을 가능성도
“디디추싱 이후 중국 기업의 최대 미 증시 IPO 될 듯”
현재 쉬인은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간사로 지정해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주식거래가 시작될 수 있다.
기업가치 목표액은 900억 달러(약 117조 원)로 알려졌다. 특히 1년 전만 해도 쉬인의 기업 가치는 1000억 달러로 평가되어 스웨덴의 H&M그룹과 자라를 소유한 스페인의 인디텍스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쉬인은 올해 1~3분기 실적이 H&M과 자라를 월등히 훨씬 앞선다고 강조했다. SEC 규정에 따라 기업은 기업공개(IPO) 전까지 일정 기간 상장 문서를 비공개로 유지할 수 있다. 쉬인의 지난해 매출은 230억 달러로 H&M(약 210억 달러)보다 많고 자라의 인디텍스(238억 유로)에 근접한 수준이다.
2012년 중국 난징에서 설립된 쉬인은 5달러 스커트와 9달러 청바지 등 트렌디한 의류를 초저가에 판매하며 글로벌 의류산업에 침투했다. 150개 이상 국가의 온라인 쇼핑객에게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중 가장 큰 시장이다. 단 중국에서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아 중국 기업임에도 중국 사람에게는 인지도가 낮다. 2021년에는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했다.
쉬인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대응하기 위해 수천 개의 공장에 하청을 주고 소량으로 주문해 시장 선호도를 테스트하고 수요에 따라 주문량을 조절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또 창업 초기부터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집중, 비교적 적은 돈으로 다양한 패션을 즐기며 남에게 자랑하고 싶어 하는 Z세대에 호응을 얻은 것이 주요 성공 비결로 꼽힌다.
H&M, 인디텍스(자라), 패스트리테일리(유니클로), 미국 갭 등과 함께 세계 4대 패스트 패션브랜드로 꼽힌다. 주요 경쟁사는 미국 아마존, 중국 테무 등이 있다. 공급망은 중국의 주요 제조 허브인 남부 광둥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쉬인 창업자 쉬양티엔(Chris Xu)은 언론 인터뷰 한 번 한 적 없이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다. 검색엔진 최적화 시스템을 만든 엔지니어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ESG 이슈가 쉬인의 최대 걸림돌이다. 인기가 치솟으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조사를 받았는데, 미국 국회의원들은 쉬인이 중국 신장 지역에서 목화를 공급하는지 여부를 밝히라고 압력을 가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을 발효해 신장이 원산지인 제품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쉬인은 강제 노동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갖고 있으며 미국 법을 준수하기 위해 강력한 시스템을 설치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중국에서 면화를 조달하지 않고 있으며, 신장에는 제조업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쉬인은 이러한 ESG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조지 W. 부쉬 전 대통령 행정부와 법무부에서 근무했으며 미국계 게임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 전 임원인 프란시스 타운센트를 수석고문으로 6개월 컨설팅 계약을 맺기도 했다.
공급망 및 시장 확장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이외의 지역인 터키와 브라질에서도 제조를 시작했으며, 인도의 주요 소매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작년에는 미국, 캐나다 및 유럽에 유통센터를 개설해 해당 지역의 배송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온라인 전용 소매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해주는 소매업체 ‘포에버21’의 지분과 영국의 SPA 브랜드 ‘미스가이디드’를 인수했다.
한편 쉬인이 상장에 성공하면 2021년 중국의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의 상장 이후 가장 큰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입성 사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디디추싱은 상장일 당일 기업가치가 684억 달러였다. 다만 디디추싱은 미 증시 등판 11개월 만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