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기자간담회서 규제혁신 2.0 공개 등 올해 성과 소개
“우리의 규제 기준이 세계의 기준이 되게 하고자 합니다. 국제적으로 공통되는 가이드라인을 우리가 주도해서 만들고, 이 가이드라인이 세계에서 통용된다면 우리의 기준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있습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은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식약처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꼽은 성과를 규제혁신이다. 지난해 5월 취임한 오 처장은 같은 해 8월 규제혁신 100대 과제를 발표했다. 올해 4월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규제혁신 2.0을 제시하며 불필요한 규제 개선에 힘을 쏟아 왔다.
주요 성과로 올해 2월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DTx) ‘솜즈(Somzz)’ 허가와 관련 법안 디지털 의료제품법을 발의로,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도입에 힘을 보탰다.
식약처는 9월 ‘수입식품전자심사24(SAFE-i 24)’를 도입해, 기존 하루 이상 소요되던 통관 절차를 5분 이내로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한해 80만 건 이상의 수입식품이 수입되는데 위해 우려가 낮고 반복적으로 수입되는 식품에 대해 신고 접수부터 수리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검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마약 중독 사각지대인 재활 분야 강화를 위해 대전에 마약류중독재활센터를 설치했고, 내년까지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원활한 규제혁신을 위해 규제과학혁신법을 제정해 규제과학 분야 인재 양성, 새로운 기술의 빠른 제품화를 돕는 식약처 내 규제과학혁신추진단도 출범시켰다.
국제협력도 주요 성과로 평가된다. 올해 5월엔 세계 최초 식품규제기관장 협의체 ‘아프라스(APFRAS)’를 설립하며, 우리나라가 초대 의장국에 선출됐다. 특히 올해 3월 오 처장은 로버트 칼리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과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내년 2월 한미 공동 인공지능(AI) 활용 의료제품 국제심포지엄(AIRIS2024)을 개최하기로 했다.
최근 식약처는 세계보건기구(WHO) 우수규제기관 목록(WHO Listed Authorities, WLA)에도 이름을 올렸다. 오 처장은 “우리나라 의약품과 백신 규제역량을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의약품을 신뢰한다는 것”이라며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객관적인 지표로 우수성을 입증받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식약처는 나라별 규제기관 간 기준 차이를 맞추고 불합리한 규율 개선으로 국내 제품의 수출 지원에도 팔을 걷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클로로 에탄올이 검출된 한국 라면의 유럽 연합 규제다.
이날 오영진 식약처 글로벌수출전략담당관은 “한국 라면에 클로로에 에탄올이 검출되자 2022년 2월부터 유럽연합(EU)에서 규제를 강화했다. 식약처가 업계와 함께 안전관리 강화에 대해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EU에 대표단을 파견해 설득했다”면서 “(이러한 노력으로)올해 6월 전격적으로 해소됐다. 국내 기업은 EU 신속 통관으로 230억 원의 수출 증대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 처장은 “식약처에서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의 기준이 세계의 기준이 되게 하자’다”라며 “우리가 만든 가이드라인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가이드라인이라면 우리의 기준 체계가 세계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더 열심히 국민 안전을 위해 달려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