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 아이러니…시장 ‘꽁꽁’ 얼었지만 주택·건자재株 투자 열기는 뜨거워

입력 2023-11-2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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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업·건자재 업종 지수, 올해 40% 올라
‘시장 90% 차지’ 기존주택 시장 침체가 호재로
신규주택 수요 몰리면서 건설 호황
“주택가격 상승세 지속 시 고금리 장기화 우려도”

▲S&P 홈빌더스 셀렉트 인더스트리 지수 추이. 27일(현지시간) 종가 8269.43. 출처 마켓워치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택·건자재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 하고 있다.

2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주택건설 및 건자재 기업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홈빌더스 셀렉트 인더스트리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약 40% 뛰면서 S&P500지수 등 주요 주가지수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앞으로 5%가량 더 오르면 2021년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금리와 집값 상승으로 주택거래량이 급감한 미국의 부동산 시장 현실과 괴리가 커 보인다. 지난달 미국의 주택 거래량은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은 10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년 동월 대비 14.6% 감소한 397만 건을 기록했다로 밝혔다. NAR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존주택 시장이 죽은 것이 오히려 주택건설업체와 건자재업체에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 속에서 모기지 금리가 치솟으면서 주택 판매의 90%를 차지하는 중고주택 매물이 줄었다. 주택 소유자들이 과거 저금리하에서 받은 대출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매각을 유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국 전체 주택 수에서 매각 가능한 주택 매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0.8%로 2005년 대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고 주택의 매물이 부족해지자 신축 주택으로 수요가 집중됐고 가격이 치솟았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신규주택 매매(연율·계절 조정치)는 전년 동월 대비 17.7% 증가한 17만9000채를 기록했다. 신규주택 매매 가격의 중간값은 40만9300달러(약 5억2914만 원)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 대비 55% 급등한 수치다.

견실한 판매와 가격 상승을 바탕으로 주택업체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건설업체 DR호튼의 올해 4분기 EBITA율(매출액 대비 이자, 세금, 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율) 예상치는 17%로, 5년 전 대비 5.3%포인트(p) 상승할 전망이다. 또 다른 주요 주택건설사 펄트그룹도 같은 기간 8.5%p 높아진 22%의 EBITA율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닛케이는 “고금리 영향으로 인한 중고주택 재고 감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신규주택 공급 부족, 이민자 유입 등에 따라 신규주택 가격이 10년간 1.5배 치솟는 등 판매자 우위 시장이 계속되고 있다”며 “주택 가격은 소비자물가와 연동성이 강해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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