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의견 당연…탈중앙화 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
재단, “탈중앙화 촉진 위해 GC 구성 더욱 다양화할 것”
탈중앙화를 선언한 클레이튼에서 본격적인 탈중앙화가 진행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스왑스캐너’가 요청한 클레이튼커뮤니티펀드(KCF)에 대한 찬반이 갈리며 클레이(KLAY) 재원 활용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면서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클레이튼의 거버넌스 포탈 ‘클레이튼 스퀘어’에서 진행 중인 ‘스왑스캐너 클레이튼커뮤니티펀드(KCF) 지원’ 투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클레이튼 생태계 내 디파이(탈중앙화금융) 플랫폼인 스왑스캐너는 1일 KCF 지원 제안서를 공개하며, 과거 투자 유치로 확보한 클레이(Klay) 가치하락 및 거래량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해 서비스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커뮤니티에 총 680만 클레이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투표는 24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며, 클레이튼 거버넌스카운슬(GC)들은 1일까지 해당 안건에 찬성 또는 반대 투표를 할 수 있다.
이번 투표가 주목받는 그 어떤 클레이튼 재단 투표 때보다 찬반이 치열하게 나뉘기 때문이다. 클레이튼 커뮤니티 내에서는 “스왑스캐너 정도 프로젝트도 지원을 못 받으면 지원금 제도가 의미가 없다. 지원금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는 등의 찬성 의견과 “지원 규모가 너무 과도하다. 이전에 받은 지원금은 어디 갔느냐”는 등 반대 의견이 맞서는 중이다.
투표 진행 상황도 팽팽하다. 제안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총 10개 GC가 투표해, 찬성 18표, 반대 22표를 기록 중이다. 다만, 2개 GC가 행사한 찬성표 18개 중 13표가 스왑스캐너의 표인 만큼, 반대 의견이 조금 더 많은 상황이다.
특히 클레이 투자자들의 표심이 반대로 집결하고 있다. 클레이튼 투자자로만 구성된 GC인 ‘코뮨다오’가 진행 중인 내부 투표에선 사실상 반대가 100%에 가까운 상황이다. 코뮨다오는 투표권 1개를 보유해 전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은 편이다. 다만, 코뮨다오가 투자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탈중앙화의 상징 같은 GC인 만큼, 다른 GC들 역시 코뮨다오의 반대 의견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핀도 스테이킹 이용자(예치자)의 의견에 따라 투표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GC다. 네오핀은 16개(6.63%)의 투표권을 가지고 있어, 그 비중도 큰 편이다. 현재 네오핀 내부 투표에서는 60% 이상이 참여해 정족수를 만족했고, 찬성 약 49%, 반대 51%로 반대가 약 2%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아직까지 많은 GC는 이번 안건 찬반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 넷마블, 오지스(이상 투표권 28개), 마브렉스(투표권 27개), 카카오페이(투표권 24개), 그라운드엑스(투표권 18개) 등 영향력이 큰 GC들 대부분이 아직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은 상황이라, 결과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제안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스왑스캐너 사례가 클레이튼이 지향하고 있는 생태계 탈중앙화가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8월 KCF 지원이 거부된 디파이킹덤 사례에 이어 이번 스왑스캐너 사례를 통해 커뮤니티가 재원 활용을 실질적으로 토론하고 결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클레이튼은 과거 클레이튼성장펀드(KGF), 클레이튼기여리저브(KIR) 등 재원 활용에 있어 줄곧 ‘퍼주기’라는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
이번 스왑스캐너 사례에 대해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재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당연히 있고,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것이 없는 부분”이라면서 “찬반이 갈리거나 투자자들에 의해서 기각되는 그런 일들이 당연히 나올 수 있고, 이는 클레이튼의 탈중앙화 시도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 에반젤리스트는 제안되는 재원 활용이 반복적으로 커뮤니티의 반대에 부딪히는 상황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과거 클레이튼은) 재단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클레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떠넘기는 구조였다”면서 “최근 커뮤니티가 적극적으로 재정 지원을 반대하는 이유도 결국 목적성에 대한 설득이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클레이튼 생태계가 어떻게 잘 구축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홀더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한 뾰족한 방향성과 지향성이 명확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클레이튼 재단도 이번 사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향후 더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클레이튼 재단 관계자는 “클레이튼은 대의민주주의와 유사한 거버넌스 모델을 선택했으며, GC멤버들의 온체인 투표를 통해 거버넌스 결정이 이루어진다”면서 “GC가 더 넓은 커뮤니티의 의사를 대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클레이튼은 정치적 탈중앙화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이 잘 대표될 수 있도록 GC 멤버십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