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3.25→3.5% 인상 이후 7회 연속 동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올해 1월 3.25%에서 3.50%로 인상한 이후 7차례(2·4·5·7·8·10·11월) 회의에서 금리를 조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종료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물가 상방 압력도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달 17~22일 51개 기관의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의 설문 응답을 분석한 결과, 응답자의 96%는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으로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됐지만 여전히 성장 둔화 요인은 남아 있다는 것이다.
금통위는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근원물가는 더디게 둔화되고 있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국채금리가 큰 폭 하락하고 미 달러화는 상당폭 약세를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유가 움직임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파급효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 양상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내 경제는 수출 회복세 지속 등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했다. 고용도 양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에 부합하는 1.4%로 예상되고 내년은 2.1%로 높아지겠으나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의 영향으로 지난 전망치(2.2%)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성장 경로에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의 파급 영향,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내 물가는 비용 압력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물가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3.5%, 2.3%로 예상했다. 8월 전망치보다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오른 수치다. 금통위는 “국내 물가는 수요 압력 약화,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 하락 영향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예상보다 높아진 비용 압력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향후 물가 경로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