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도 울고 갈 2만8000% 슈퍼초고금리…국세청 불법 사금융 세무조사 착수

입력 2023-11-30 12:35수정 2023-11-3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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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 합성사진·인신매매 협박·폭력 동원한 악랄한 불법 추심 등 총 163명 조사
20만 원 빌려주고 7일 뒤 128만 원 상환

▲악덕 불법사채업자 개념도. (자료=국세청)

학생과 주부 등을 대상으로 악마도 울고 갈 2만8000%의 슈퍼초고금리를 매겨 부당이득을 챙긴 조직 일당 등이 국세청에 꼬리를 잡혔다. 이들은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면 채무자의 얼굴과 타인의 나체를 합성한 전단을 가족·지인에게 전송하겠다고 협박 등의 악랄한 수법으로 채무자들을 괴롭혔다.

국세청은 살인적인 고금리와 협박·폭력을 동원한 추심 등으로 민생을 위협하는 악질 불법 사금융업자를 상대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 대부 이익을 일가족의 사치 생활에 사용하거나 재산을 은닉한 고액 체납자에 대해서도 자금출처·재산추적 조사에 들어갔다. 사채업자 89명, 중개업자 11명, 추심업자 8명 등 불법 사금융업자 108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A씨는 취업준비생이나 주부 상대로 2000%에서 무려 2만8000%에 달하는 이율로 대부업을 한 혐의다. 20만 원 빌려주고 7일 후 128만 원, 약 15만 원 빌려주고 12일 후 61만 원을 각각 상환하게 했다. A씨는 20∼30대인 지역 선·후배를 모아 조직을 만든 뒤 비대면·점조직 형태의 불법 사채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대포통장 등 차명계좌로 이자를 받았고 특정 장소에 현금 박스를 두면 중간책이 수거하는 이른바 ‘현금박스 던지기’ 수법으로 수입 내역을 철저히 숨기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면 채무자의 얼굴과 타인의 나체를 합성한 전단을 가족·지인에게 전송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이 공개한 불법 사금융 사례엔 단순한 탈세를 넘어 살인적인 초고금리, 대포폰·차량, 폭력·협박, 사칭 등 불법 행위가 넘쳐났다.

B씨는 불법 초고금리는 물론 인신매매 등 협박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는 7일 만기로 15만 원을 빌려 준 뒤 초고금리로 한 달 만에 받아야 할 돈을 5000만 원으로 불렸으며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채무자 사진을 수배자 전단으로 합성해 협박했다. 특히 채무자의 신생아 자녀를 들먹이며 빚을 독촉하고 여성 채무자에게는 인신매매 위협을 가했다. 결국, 한 채무자는 빚 독촉을 못 이겨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게 하는 악마도 울고 갈 정도의 행태를 보였다.

정책 금융상품을 저축은행 상품인 척 소개하고 중개료 착취한 경우도 덜미를 잡혔다.

C씨는 저축은행을 사칭하며 누구나 신청할 수 있어 따로 중개가 필요 없는 서민금융진흥원의 금융상품 ‘햇살론’을 중개한 뒤 수십억 원의 중개 수수료를 챙긴 혐의다. 불법 대부 중개를 하면서 알게 된 저신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수억 원을 받고 팔아넘기기도 했다.

E는 대부업을 하면서 사주 일가가 소유한 해외 특수관계법인에서 높은 이율로 자금을 조달하는 수법으로 소득을 국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검찰과 협업해 필요하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증거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탈세액에 상응하는 조세 채권을 미리 확보하는 ‘확정 전 보전압류’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조사 대상 과세 기간은 최장 10년까지 확대하고 조사 대상 관련자도 폭넓게 설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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