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은 30일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을 벌였다. 감식팀은 최초 발화점과 불에 탄 흔적 등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찾는 데 주력했다. 전날 오후 6시 50분께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에 있는 천년고찰인 칠장사 내 승려들이 거처하는 요사채에서 불이 나 자승 스님이 입적했다.
조계종 대변인인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 스님은 이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브리핑에서 “어제 오후 6시 50분 경기도 안성 칠장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자승 대종사께서 법랍 51년 세수 69세로 원적(圓寂)에 드셨다”며 “자승 스님은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傳法度生·부처님 가르침을 전해 중생을 올바른 길로 인도)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燒身供養) 자화장(自火葬)을 하심으로써 모든 종도(宗徒)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밝혔다.
소신공양이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하며 자화장은 스스로 화장했다는 뜻이다.
경찰이 확보한 CCTV에는 자승 스님이 요사채로 드나든 모습 등 법구로 발견되기 이전까지 장면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승 스님은 오후 4시 20분께 하얀색 플라스틱통 두 개를 들고 요사채로 들어갔다. 이후 요사채에서 나와 주차된 차량을 이동시키고 다시 요사채에 들어간 지 몇 분 지나지 않은 오후 6시 43분께 화염이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사찰 내외부 CCTV 영상 확인 결과 불이 날 당시 요사채에는 자승 스님 외 다른 출입자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라면서 “화재 당시 사찰 내 다른 장소에 있던 주지 스님 등 3명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계종은 전 총무원장에 대한 예우로 자승 스님의 장례를 종단장(宗團葬)으로 5일간 치르기로 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장의위원장을 맡아 직접 주관하기로 했다. 분향소는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 자승 스님의 재적 본사인 용주사, 그리고 전국의 교구 본사에 3일까지 설치된다. 영결식은 3일 조계사에서 봉행되며 다비식(불교 화장 의식)은 용주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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