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두 달 연속 플러스 기조를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1월 수출액은 558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7.8% 늘었다. 우리나라 월간 수출은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비롯해 대중국 수출 부진으로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10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11월 수출도 늘면서 회복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1년가량의 침체 끝에 보이는 반등이라 고무적이다.
문제는 고물가, 고금리 기조에 따른 내수 부진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낮췄다. 반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5%에서 2.6%로 높였다. 내년 국내 경기가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소비와 내수 회복 모멘텀 약화로 기존 전망치(2.2%)를 소폭 밑돌 것으로 판단했다.
이처럼 내수 부진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상당하다. 관련 지표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한은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2로 전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7월 103.2, 8월 103.1, 9월 99.7, 10월 98.1에 이어 4개월째 하락한 수치다.
국내 경기의 불투명한 상황은 기초체력이 약한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더 큰 한파로 다가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05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12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전월 대비 1.9p 떨어진 78.8로 집계돼 9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낙폭은 2.9p로 더 벌어진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 대다수 업종에서 전망치가 악화했다. 특히 중소기업이 경영 애로로 든 여러 요인 중에서도 내수부진이 61.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만큼 중소기업 경영 환경에 내수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에 단비가 될 소비 진작 행사가 열린다. 올해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동행축제가 오늘부터 연말까지 진행된다. 2020년 동행세일로 시작된 동행축제는 지역경제 활력 제고와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 소비 촉진을 위한 행사다. 매년 하반기 연 1회 열리던 것이 작년부터 2회, 올해는 5월 봄빛, 9월 황금녘, 12월 눈꽃까지 세 차례로 확대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200여 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연말연시 수요가 많아진 선물, 방한용품, 먹거리 등 1만8000여 개 제품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제품 판매 촉진을 위해 연말까지 온누리상품권 개인별 구매 한도도 30만 원 상향한다.
올해 동행축제 총매출 목표는 3조 원으로 정했는데 앞서 두 번의 축제를 통해 각각 1조1934억 원, 1조7135억 원 등 총 2조9069억 원의 매출을 올려 목표치에 근접했다. 이에 눈꽃 축제에선 1조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해 4조 원을 채운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특히 이번 축제는 기존 축제들과 달리 ‘온기’ 나눔 캠페인을 진행한다. 전 국민이 참여해 올린 성과를 겨울 한파에 어려움이 클 소외된 이웃과 나누기로 한 것은 적절한 판단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후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은 앞선 축제처럼 이번 행사가 흥행해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숨 쉴 기회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