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OED는 단어 ‘리즈’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리즈’는 이성이나 성적 대상을 휘어잡는 강한 매력을 의미한다. 예로 “그는 ‘리즈’를 갖고 있다”는 문장에서 “매력·끼를 발산하다, 유혹하다”(rizz up)는 등 명사나 동사형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로맨틱 카리스마’(romantic charisma)의 준말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단어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올해 6월 ‘스파이더맨’ 역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 톰 홀랜드(27)가 사용하면서부터라고 OED는 설명했다. 홀랜드는 “나는 ‘리즈’가 전혀 없다. 제한된 ‘리즈’만 있다”고 당시 버즈피드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후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되어 급속도로 번졌다. OED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리즈’의 사용량은 인터뷰 후 15배가량 늘어났다.
‘리즈’와 함께 올해의 단어 후보로 오른 단어는 ‘스위프티’(Swiftie), ‘디-인플루언싱’(de-influencing), ‘프롬프트’(prompt) 등이 있다. ‘스위프티’는 미국의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덤을 뜻한다. 스위프트는 ‘테일러노믹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는 등 압도적인 인기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디-인플루언싱’은 특정 제품의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뜻한다. ‘프롬프트’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작업 지시나 명령을 의미한다.
캐스퍼 그래스월 OED 대표는 “이 단어가 소셜 미디어에서 비주류가 쓰던 신조어에서 주류 유행어로 옮겨온 이유는 그저 말하기 재미있기 때문”이라며 “단어가 혀에서 뱉어질 때 함께 생겨나는 약간의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OED가 발표한 2022년 ‘올해의 단어’는 ‘고블린 모드(goblin mode)’였다. 사회적 규범이나 기대를 거부하며, 뻔뻔하고 제멋대로 구는 태도를 뜻하는 신조어다. ‘고블린 모드’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일상 회귀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뜻하는 부정적 의미로 주로 쓰인다. 하지만 사회적 기대치나 틀에 짜인 생활을 거부하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잘 드러낸다는 해석도 있다.
래스홀은 “‘리즈’처럼 ‘고블린 모드’와 정반대되는 뜻을 지닌 단어가 전면에 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은 흥미롭다”라며 “팬데믹으로 어려운 몇 년을 보낸 후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을 열고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자신감을 찾는 2023년의 분위기를 대변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문화에서 파생된 단어와 문구가 점점 더 일상적인 언어의 일부가 되고 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OED ‘올해의 단어’는 영어를 사용하는 전 세계 국가의 뉴스 자료 등에서 수집한 220억 개 이상의 단어나 문구로 활용도를 판단해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