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안도에 미 랠리...신임장관·물가지표 기대감
보험 선물 순매도 지속, 3선 이틀째 역대 최장·10선 1년4개월만 최장
우호적 분위기에 내년 대비 포지션 채울 곳 많아, 강세 지속될 듯
채권시장이 사흘만에 강세를 기록했다(국고채 3년물 기준). 주요 국고채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수준인 3.5%에 근접하며 5~7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특히 국고채 50년물 금리는 사흘만에 기준금리를 또 밑돌았다.
우호적 재료들이 많았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우선 관심을 모았던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 연설이 시장예상에 부합하면서 미국채 시장이 랠리를 펼쳤다. 파월 의장은 조지아주 스펠만대학 연설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금리인하 시점을 예측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발언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3bp 넘게 급락한 4.19%대를 기록해 3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새로운 경제부총리에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지명된 것과 함께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3.8%(10월 수치) 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언급했던 11월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것도 기대감을 줬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보험이 국채선물시장에서 매도세를 이어간 것이다. 보험은 3선에서 이틀째 최장 순매도를 경신했고, 10선에서 1년4개월만에 최장 순매도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주요 종목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수준인 3.5%에 근접하면서 레벨부담감이 있지만 추가 강세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내년을 준비해 포지션을 채울 곳들도 많다고 전했다. 금리가 점진적으로 하락하겠지만 오버슈팅할 가능성도 점쳤다.
한은 기준금리와 국고채 3년물간 금리차는 3.1bp로 축소됐다. 국고50년물과는 마이너스(-)3.2bp를 기록해 지난달 29일(-3.1bp) 이후 또 다시 역전됐다. 이는 5월23일(-3.5bp) 이후 최대 역전폭이다.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스프레드는 1.7bp 좁혀진 9.5bp를 보였다.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간 금리 역전폭은 2.5bp 줄어든 11.7bp를 나타냈다. 시장 기대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3.8bp 떨어진 260.6bp로 8월29일(260.3bp) 이후 4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결제는 36만1415계약을 거래량은 12만3055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11계약과 거래량 3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34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7558계약을 순매수해 5거래일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금융투자는 7092계약을 순매도해 이틀째 매도에 나섰다. 보험도 580계약을 순매도해 16거래일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는 2010년말 신국채선물 재상장이후 역대 최장순매도 기록을 이틀째 경신 중이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67틱 오른 111.39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저점은 111.22, 고점은 111.47이었다. 장중변동폭은 25틱으로 전달 13일(22틱) 이래 최저치다.
미결제는 17만8585계약을 거래량은 5만2964계약을 나타냈다. 원월물 미결제 20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30회였다. 거래량은 9월13일(5만2906계약) 이후 3개월만에, 회전율은 8월10일(0.29회) 이후 4개월만에 각각 최저치를 경신했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금융투자는 2364계약을 순매수해 사흘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반면 보험은 766계약을 순매도해 12거래일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7월29일부터 8월17일까지 기록한 13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1년4개월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은행이 595계약을 외국인이 557계약을 각각 순매도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고평 6틱을 10선은 저평 1틱을 보였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이어 “여전히 미국채 움직임에 연동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수급은 미국과 달리 상당히 우호적이다. 새로 선임된 관료들에 대한 기대감도 있어 시장상황은 금리 레벨부담에도 불구하고 매수가 우호적인 상황이다. 급격한 하락보다는 점진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파월 연설 이후 미국 금리가 급락한 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 내일 발표 예정인 소비자물가가 상당히 낮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에 장막판 강세폭을 키우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또 “2년물과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인) 3.5%를 앞두고 망설이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추가 강세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판단한다. 수급이 얇은 가운데 들고 있는 포지션을 줄여야 하는 곳보다는 내년을 대비해 채워야 하는 곳들이 여전히 많아 보인다. 결국 오버슈팅으로 끝나는 추세가 아닐까 판단하고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