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8시 30분께 경기 의왕시 부곡동 봉담과천도시고속화도로 봉담 방향 도로에서 유 전 본부장이 탑승한 승용차가 5t 화물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의 차량은 대리 기사가 운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뒷좌석에 탑승하고 있었으며, 그와 대리 기사 외 다른 동승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를 당한 유 전 본부장은 두통과 허리 통증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날 오전 유 전 본부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의 대장동 의혹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이 압수수색을 당하기 전날인 2021년 9월 28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나눈 통화 내용에 관해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유 전 본부장과 정 전 조정실장 측이 법정에서 고성을 지르며 충돌했다.
유 전 본부장이 불리한 증언을 하자 정 전 조정실장 측이 “왜 자꾸 끌어들이느냐”고 반발하면서 격앙된 설전으로 이어졌다.
유 전 본부장은 통화 당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한 언론사와 인터뷰하기 위해 대기하던 중 정 전 실장으로부터 “정영학이 다 들고 서울중앙지검에 들어갔다고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회계사 정영학씨는 같은 달 26일 검찰에 출석해 대장동 수사의 단초가 된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을 제출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통화에서 정 전 실장이 “정영학이 얼마만큼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상당히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심각할 거다. 최근 내용까지 (녹취록에) 나오면 김용 관련된 것도 다 나올 텐데 걱정된다”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이 “불똥이 다 튀면 어떡하지”라고 토로하자 정 전 실장이 “심각하네, 이거 뭐 운명이지”라 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정 전 실장의 변호인이 “그 대화 전까지 정진상은 ‘정영학 리스크’를 몰랐다는 뜻인가”라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다소 흥분한 듯 “왜 몰랐겠느냐. 정영학을 몰랐다면 정영학이 검찰에 들어갔단 얘기를 왜 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본부장이 계속 “아니, 정진상도 아는 (내용)”이라고 항변하자 변호인은 “왜 사사건건 정진상을 끌어들이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유 전 본부장은 곧바로 “왜 말을 못 하게 막느냐”고 반발했다. 양측의 고성이 오가자 재판부는 잠시 휴정할 것을 제안하며 진정시켰다.
유 전 본부장은 이 통화가 이뤄진 다음날 압수수색을 당하기 직전 정씨와 한 차례 더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구체적인 통화 내용에 대해“정진상이 처음에 ‘김인섭한테 좀 가봐라’라고 했다가 ‘아니다, 백종선이 더 낫겠다’는 얘기 등을 나누던 와중에 검찰이 집 초인종을 눌렀다”고 밝했다.
김씨는 백현동 개발사업의 ‘대관 로비스트’로 알려진 인물이며 백씨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비서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김인섭과 백종선은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그룹 일원으로서 동지애는 있었지만, 평소 자주 만나거나 편한 사이는 아니었다”며 “내가 이런 일을 당했는데 그 사람들을 만나야 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이 “정씨로선 이 두 명을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본 것인가”라고 묻자 유씨는 “네”라고 답했다. 정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유도성 질문을 한다”고 반발하며 “우리는 유 전 본부장이 단독범이라고 본다”며 “대선을 치르던 정씨가 대장동 사태와 관련해 증인이 핵심 관련자로 보도되니까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 김용, 김만배와 나까지 네명은 평소에도 서로 숨길 것 없이 얘기를 나눴다”며 “정진상은 진상을 다 알고 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