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6일 '해양환경공단 정기감사' 감사 보고서 공개
해양오염 방제업무와 해양환경 개선사업을 집행하는 해양환경공단이 방제 사업 재원확보를 위해 징수한 방제분담금을 불합리하게 집행해 방제장비 확충이 지연된 것으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6일 '해양환경공단 정기감사'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감사 결과를 밝혔다. 감사원은 최근 해양 쓰레기 증가 및 해양생태계 훼손 등으로 해양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관리하는 해양환경공단의 설립 목적과 관련된 사업의 추진내용 및 성과 등을 진단하고, 내부 경영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공단은 방제분담금 집행액의 2.8%만 방제장비 확충의 목적으로 사용해 관련 장비 확충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유조선·기름저장 시설 등 소유자로부터 방제분담금을 징수해 방제선·방제장비 배치 등 방제사업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편, 공단은 최근 5년간 방제분담금 1186억 원을 집행하면서 방제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지원 부서 인건비 및 업무추진비 등 기관운영경비로 방제분담금 집행액의 39%인 462억 원을 사용했다. 반면, 기름 회수기 등 방제장비 확충에는 방제분담금의 2.8%인 33억 원만 집행했다.
2019년 공단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공단이 보유한 대용량 유회수기(해상 오염물질을 수거하는 기름 회수기) 21대는 노후화, 방제선 탑재 곤란 등으로 오염사고 시 실효성이 없어 조속한 교체가 필요했지만, 공단은 올해 3월까지 공단은 사용 연수가 22년 이상 된 대용량 유회수기 15대를 교체하지 않고 여전히 배치·운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목적 대형방제선의 해양오염사고 대비·대응 체계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공단은 2007년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유출 사고를 계기로 악천후에서 방제작업이 가능한 엔담호를 건조·운영하면서 연 62억 원의 운영비 보전을 위해 평상시에는 항만 준설공사에 투입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한편, 공단은 엔담호의 준설 작업 범위를 동해안 묵호항에서 서해안 군산항까지 광범위하게 설정하고 있어 유사시 오염사고 초동 대응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묵호항에서 준설작업 중 인천항에 오염사고가 발생할 시 엔담호 이동 시간만 56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준설작업 중에 긴급출동하는 경우 적재된 준설토 배출작업 등에 2~7시간이 소요되는데도 준설토 투기장 위치 등에 따른 상황별 출동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해양수산부와 공단에 방제분담금을 방제장비 확충 등 사용 목적에 맞게 집행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고, 엔담호의 준설작업 지역 범위와 준설작업 상황별 출동절차 등 준설사업 투입계획을 재검토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선박 검사를 받지 않은 계약업체 선박 등에 대해 해상작업 투입을 승인하는 등 안전관리 절차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해양폐기물·오염퇴적물 정화사업 등을 수행하는 계약업체가 선박을 해상작업에 투입하려는 경우, 해당 선박의 투입 여부에 대한 사전 승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다만, 공단은 계약업체가 사업현장에 투입하는 선박에 대해 선박검사 증서의 효력과 항해구역 등에 대한 확인방법 및 기준 등을 마련하지 않았다.
그 결과, 2019년 이후 선박 검사를 정해진 시기까지 받지 않거나 검사증서 미제출, 검사증서의 항해구역을 벗어난 선박 14척이 공단 사업에 투입됐다. 일부 계약업체는 위조한 선박검사 증서를 공단에 제출하고 해당 선박을 사업에 투입하기도 했다.
공단이해양수질 측정결과에 대한 정확도와 신뢰도 관리를 해양환경 분석·측정 능력이 인증되지 않은 업체에 수행하도록 한 사실도 확인됐다. 공단은 2021년부터 측정망 유지·관리 용역의 입찰 참가 자격에서 해양환경 분석·측정 능력 인증을 제외하면서 정도관리 업무를 능력이 검증된 기관 등에 별도로 위탁하지 않은 채 그대로 계약했다. 이로 인해 해양환경 분석·측정 능력 인정을 받지 못한 계약업체가 측정치에 대한 정도관리를 수행하고 있어 해양수질 측정결과에 대한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