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경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일본과 전통적인 안보 협력에 더해 경제 분야 협력도 추진하는 모습이다. 갈수록 심화하는 공급망 리스크와 같은 경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9일 오전 서울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한다.
올해 8월 캠프데이비드 합의에 따라 열리는 회의에서 한미일 3국 안보실장은 북한 문제, 역내 안보 및 글로벌 현안뿐 아니라 경제 안보 등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7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의제에 '중국의 경제적 강압 행위도 포함되냐'는 취지의 질문에 "논의의 주요 목적은 안보 및 군사 방위, 사이버 공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3국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일 안보실장은 8일 양국 관계 및 북한 문제가 포함된 지역·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국 안보실장은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교류를 지속하기로 했다. 안보·경제·인적교류 등 각 분야에서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협력 방안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7차례 정상회담을 포함한 각계·각급에서 양국 간 교류가 원활히 이뤄지는 것에 대해 평가한 양측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한일 양국은 북한의 전례 없는 도발에 대해 "한반도뿐 아니라 지역·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한일·한미일 공조, 국제사회 연대 강화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한일 양국은 가치를 공유하는 핵심 파트너로서 "지역,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 소통하며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한·미 양국은 차세대 핵심 신흥기술 대화도 한다. 한미일 3국 안보실장 이후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반도체, 양자기술, 바이오, 배터리, 청정에너지 등 핵심 신흥기술 분야의 공동연구·상호투자·표준·인력개발 등 전 주기에 걸친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양국은 포괄적 협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발전하도록 담당 부처 간 구체적인 협조 체제 구축 방안도 논의한다. 이를 위해 양국 안보실장 외에 한국 측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이 참여한다. 미국은 팬데믹 대비 및 대응실(OPPRP), 과학기술정책실(OSTP), 국무부, 에너지부, 국립과학재단(NSF) 등이 참여한다.
양국 간 기술·안보 협력에 대해 대통령실은 '상호 시너지 효과가 제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4월 한미 정상회의에서 양국 안보실 간 '차세대 핵심 신흥기술 대화' 신설 합의에 따라 열리는 회의인 만큼 "한미 동맹은 군사·경제 동맹에 이어 기술 동맹까지, 매우 포괄하는 동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도 했다.
한편 경제·안보 분야에서 한미일 공조 강화 기반이 되는 '캠프 데이비드 원칙'은 올해 8월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합의한 사항이다.
합의에는 안보뿐 아니라 기술·과학·경제 등 분야별 3국 협력 방안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국제 공급망 교란에 대한 정책 공조와 같은 내용도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