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를 통한 영화 소비가 증가하면서 영화계를 중심으로 홀드백(hold back) 법제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국회에서는 8일 '위기의 한국영화 산업 상생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영화산업 재도약을 위한 홀드백 법제화 토론회가 열렸다.
홀드백이란 한 편의 영화가 이전 유통 창구에서 다음 창구로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극장 → IPTV → OTT → TV 채널 순으로 유통된다.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영화관산업협회가 주관한 '영화산업 재도약을 위한 홀드백 법제화'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를 맡은 노철환 인하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는 "이미 해외의 여러 나라는 코로나19를 통해 비약적으로 성장한 글로벌 OTT 플랫폼으로부터 자국 영화산업을 지키기 위해 미디어 홀드백을 법제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제작자인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 역시 "한국영화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홀드백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황승흠 국민대 법학과 교수는 "홀드백은 극장과 영화 업계에 한정된 이야기 같아 보이지만 미디어 업계 전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법제화 추진 시 미디어 업계 전반의 이익 증진 차원에서 고려돼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범죄도시'를 연출한 강윤성 감독은 "홀드백 법제화는 개인적으로 자율성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OTT 쏠림 현상으로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는 홀드백 준수를 지원해 영화관 관람 수요 회복을 뒷받침하는 '영상산업 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업계 홀드백 자율협약 체결 지원 및 '모태펀드(영화계정)' 투자작 대상에 한해 홀드백 준수 의무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문체부 강민아 영상콘텐츠산업과장은 "지난달 발표한 '영상산업 도약전략'에서 영화산업 회복을 위한 개봉 촉진 펀드 조성과 홀드백 준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공고한 '개봉 촉진 펀드' 지원 조건으로 업계에서 합의한 홀드백 기간을 넣었으며 내년도부터는 모태펀드에도 업계에서 합의한 홀드백 기간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 간 원활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운데서 중재하고, 오늘 토론회 내용 등도 고려해 법제화하는 부분까지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