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發 내홍에 쇄신 공전…표류하는 이재명號

입력 2023-12-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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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신당'에 친명·비명 진흙탕 설전
'장제원 불출마' 與에 쇄신경쟁도 밀려

▲<YONHAP PHOTO-2079> 중앙위원회에서 인사말 하는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2.7 xyz@yna.co.kr/2023-12-07 10:46:24/<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이 반명 기치를 든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행보에 휘청이고 있다.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이낙연 신당'을 둘러싼 계파 간 비방전이 최고조로 치달으면서 쇄신보다는 내분만 부각되고 있어서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로 촉발된 여권발(發) 인적쇄신 드라이브 속 혁신 경쟁은커녕 내홍 수습에 급급한 모습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이미 창당 작업에 들어간 것은 물론 "새해에는 새로운 기대를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며 창당 시점까지 에둘러 밝힌 상태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비명(비이재명)계는 물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여권 인사와의 연대 여지까지 열어두면서 친명(친이재명)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비명계도 맞대응에 나서면서 계파 간 진흙탕 설전이 거듭되고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민석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신당론은 윤석열 검찰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변절자) 노선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과거 김 의원의 탈당 전력을 거론하면서 "김민새(김민석+철새)의 '셀프 디스'"라고 맞불을 놨다.

김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도 이 전 대표에 대해 "자기 우물에 침 뱉으면서 새 우물 파는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을 거치며 그 당을 하다가 갑자기 정의당 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혹평했다. 박성준 대변인도 SBS라디오에서 "(이낙연 신당의) 동력은 크지 않다"며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창당할 경우 탈당 규모가 신당의 파급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다. 비명계 의원모임 '원칙과상식' 4인방(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과 3일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 등이 주요 합류 대상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도 뚜렷한 합류 의지를 보이지 않은 데다 실제 창당 여부도 불투명해 실체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문제는 신당설을 고리로 당내 분열 양상이 짙어지고 자극적인 언사가 오가면서 온갖 이슈를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신당에 참여할 분이 별로 없는 듯한데 이 전 대표가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면서도 "정책과 비전을 홍보해야 할 가장 중요한 때 국민께 당의 치부를 보여야만 한다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쇄신 경쟁도 여권에 뒤처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이 전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연쇄적인 주류·중진 인물교체가 이뤄질 공산이 커졌다. 당장 김기현 대표도 거취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박병석·우상호 의원 등 중진 2명을 포함한 현역 6명 불출마 외 지도부·친명 핵심 불출마는 전무하다. 혁신안으로 추진한 전당대회 대의원제 축소·현역 공천 페널티 강화는 비명계로부터 '이재명 사당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당장 이 전 대표가 원심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이재명 대표도 우선적인 내홍 수습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와 이른바 '3총리 연대설'이 불거진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와 개별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18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영화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에서 이 전 대표 등과 자연스럽게 만날 예정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통화에서 "사전 환담을 한다면 총선을 책임지는 당대표로서 단합과 통합을 강조하는 선에서 말씀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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