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표 내정자 “시간 많지 않은 만큼 타이밍 놓치지 않을 것”
카카오의 경영 쇄신 작업이 본격화한다. 최근 새 대표를 내정한 데 이어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외부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가 18일 첫 회의를 진행하며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김소영 준신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EG빌딩에서 열린 준신위 첫 회의에서 “카카오의 잘못을 지적해 현재의 위기를 넘기려는 것이 아닌, 카카오가 언제나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준법과 내부통제의 틀을 잡는데 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준신위는 카카오를 포함한 주요 관계사들과 ‘카카오 공동체 동반성장 및 준법경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이사회 의결 절차를 마무리하며 지난 11일 공식 출범했다.
해당 협약은 준신위의 독립적인 활동에 대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가 참여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연내 이사회 의결을 통해 참여할 예정으로, 준신위는 카카오를 포함한 총 6개사에 대한 준법 지원 활동을 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가 변화의 문을 연 만큼 진정성을 가지고 준법경영을 실천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만들겠다”면서 “준법경영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 만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비롯 임직원,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과 직접 만나 목소리를 듣고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 등 사법 리스크가 잇따르자 지난달 3일 외부기구로 준신위를 설립, 초대 위원장으로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 이후 김 센터장은 같은 달 15일 7명의 위원을 선임했으며 23일에는 준신위 위원들과 상견례를 했다.
준신위가 본격 가동된 만큼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쇄신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적 쇄신도 이미 시작됐다. 김 센터장이 지난 11일 임직원들과 대화에서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고강도 쇄신을 예고한 지 이틀 뒤인 13일 카카오는 새 수장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내정했다.
정신아 신임 대표 내정자는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본사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영회의 후 “쇄신 태스크포스(TF)부터 시작해 카카오 크루들의 얘기를 들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구상해 나가겠다”며 “카카오에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주어진 시간 속에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준신위는 앞으로 준법경영·신뢰경영 원칙이 협약사에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정립 등 준법 통제 틀 마련 △주요 경영 활동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의견 제시 △준법 프로그램의 감독 및 권고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에 대한 직접 조사 △핵심 의사 결정 조직에 대한 감독 등을 진행하게 된다.
특히 준신위는 협약사들의 △회계 처리 및 주식시장 대량 거래 △합병, 분할, 인수 등의 조직변경 및 기업공개, △내부거래 및 기타 거래 등의 주요 경영 활동에 대해 들여다보고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카카오 내부 비리 의혹을 폭로했던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신위 위원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