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외교부 장관은 조태열 전 유엔대한민국대표부 특명전권대사를 각각 지명했다. 경제 부처부터 시작한 개각이 외교·안보 라인까지 이어진 것이다. 다만 조태용 실장이 국정원장 후보자로 지명돼 공석이 되는 안보실장 인선은 추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국정원장 후보자에 조 실장,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조 전 유엔대사를 각각 지명한 사실에 대해 밝혔다.
윤 대통령의 조 원장 후보자 지명 배경에 김 실장은 "외교부 1차관, 안보실 1차장 및 주미대사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외교 안보 분야 전략가"라며 "특히 대미 관계와 대북 안보 문제에 모두 정통하고 경륜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자가 그동안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빈틈없는 안보 태세를 구축하는 등 큰 성과를 보여준 만큼 국정원장으로서도 대한민국의 안보와 정보 역량을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조 장관 후보자 지명 배경으로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통상교섭조정관, 주제네바대표부 차석대사, 주스페인 대사 등을 지내며 양자 및 다자 외교 경험이 풍부하고, 특히 경제 통상 분야에 해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와 안보가 복합적으로 얽힌 국제 환경 속에서 후보자가 가진 경제통상 전문성과 외교적 감각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다양한 외교 현안을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 원장 후보자는 "국정원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최일선에 서 있는 국가의 중추적 정보기관이다.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지공함으로써 우리 대한민국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청문 절차를 거쳐 원장을 맡게 되면 온 구성원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 국정원이 세계 어느 정보기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초일류 정보기관이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 후보자는 "미중 전략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요동치면서 안보와 경제의 벽이 허물어지는 지정학적 대변화 시기에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만, 공직이라는 게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소명에 평생 공직자로 살아온 사람으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라 생각해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능력과 경륜 모두 부족하지만, 청문 절차를 거쳐 장관이 되면 엄중한 대외 환경을 지혜롭게 헤쳐가면서 우리 외교 입지와 전략적 공간, 활동 영역을 넓혀서 국가 안보와 번영의 토대를 튼튼히 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원장 후보자는 공석이 된 안보실장 자리도 당분간 지킬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안보실장이라는 자리가 중요하고 위중하기 떄문에 조 후보자가 내정됐으나 청문회까지는 계속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