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김 의원 등이 제시한 근거는 개 식용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았고, 실제로 소비량이 많은 만큼 개고기를 양성화해 위생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1998년 당시 하루 평균 25톤, 연간 약 8500톤이 업소에서 소비되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개 식용의 역사가 오래된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동의보감에도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표시될 정도다. 그 외 많은 고서에서도 개고기에 대한 언급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개고기를 먹은 나라도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공자가 개고기를 먹었고, 논어에는 제사에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보신탕을 비난했던 동물보호주의자인 브리지트 바르도의 모국인 프랑스에도 1900년대 초반에는 개고기 정육점이 있었다고 한다.
개고기는 말 그대로 오래된 역사의 한 부분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개고기, 개 식용을 두고 저급한 문화, 열등한 것, 혹은 혐오의 대상이 돼버렸다. 서구의 비난과 항의도 한몫했다.
잘못된 역사는 바로 잡으면 된다. 반려인구가 늘어나고 동물 보호와 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개 식용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개 식용 종식이 가까워졌다는 것은 누구나 피부로 느끼고 있다.
12일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특별법에는 개를 식용목적으로 사육·도살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 식용 종식을 위한 마지막 단계는 악습을 철폐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다. 어쩌면 사회적 합의는 이미 끝난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혐오의 시선을 거두고 관련 산업에 대한 보상문제 등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