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상장' 땐 시세조정 타킷…금융당국 “비트모빅, 투자자 피해 우려”

입력 2023-12-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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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모빅, 현재 국내외 3000명 가량 거래 추정
금융당국, “이용자 피해 발생할 수 있어” 우려
법조계, “가상자산 발행 및 유통 규제정립 시급”

▲'모빅 매니아(Mobick Mania)' 앱의 비트모빅 매도 신청 리스트 화면. 모빅 매니아 앱은 지난해 16일 출시한 비트모빅(모빅코인) 거래 중개 앱으로, 비트모빅 측이 아닌 개별 스타트업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비트모빅(모빅코인)을 예의주시하며, 투자자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프로젝트와 협의하지 않은 이른바 ‘도둑 상장’과 함께 시세 조종 가능성이 제기된다.

도둑 상장이란 가상자산 거래소가 발행하는 프로젝트와 사전 협의 없이 거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를 뜻한다. 비트모빅 측은 상장 계획이 없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거래량이 증가하게 되면 거래소에서 임의로 상장할 수 있다. 실제로 시장이 활황이던 2020년~2021년 당시 가상자산 도둑 상장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오르며 크립토 윈터가 끝나갈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다시금 도둑 상장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시세 급등락이나 시세 조종 가능성이 우려된다. 비트모빅 투자자가 대부분 국내 투자자로 이뤄져 있어 시세 조종이 발생할 경우 위협에 취약하다. 비트모빅의 거래를 중개하는 모바일 앱과 비트모빅 거래가 이뤄지는 오픈채팅방의 규모로 봤을 때, 현재 약 3000명 가량이 비트모빅을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거래소에 비트모빅의 상장에 대해 문의하는 등 이례적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실제 상장에 나서는 거래소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법률 테두리 안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가상자산 발행 및 유통 규제가 정립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토큰 자체를 많이 가진 것이 결국에는 자본화 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사기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본인(재단)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피해자들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가상자산 시세 조종에 대한 처벌 등을 다루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내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또 현재 가상자산 상장 규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 위해 업계와 협의 중이다. 하지만 가상자산 발행 및 유통에 대한 구체적인 행위 규제는 아직 논의 중이며, 여전히 규제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이와달리 유럽 미카(MiCA) 법은 가상자산 발행 및 유통에 엄격한 법적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미카 법안에 따르면, 가상자산 발행인은 일정 수준의 자본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발행시 가상자산의 특성, 권리, 의무 및 기본 기술에 대한 핵심 정보를 포함한 백서를 발행해야 한다. 백서는 최소 발행 20일 전에 당국과 공유해야 하며, 소비자가 직접 비상장 가상자산 토큰(non-listed crypto-asset token)을 구매한 경우, 14일 안에 철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 발행, 진입 규제라든가 가상자산 영역 규제, 운영 규제 이런 부분이 현재 우리 시장에 시급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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