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석유 카르텔 OPEC…미국 생산량 최대·앙골라 탈퇴 선언

입력 2023-12-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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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 원유 생산량 하루 1330만 배럴로 사상 최대
앙골라, OPEC 탈퇴 선언…“회원국 잔류에 이점 못 느껴”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밖에 로고가 보인다. AP연합뉴스
‘지구 최대 카르텔’이라 불리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시장의 주도권을 잃어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셰일 오일 생산량 증가와 회원국 내부 분열로 OPEC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된 데다가, 협조 감산에 불만을 품은 앙골라가 탈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생산량이 일일 1330만 배럴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미국 셰일 기업들이 생산량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중동 산유국들의 담합 시도가 무력화하기도 했다. 실제로 OPEC과 비OPEC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의 추가 감산 결의에도 국제유가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간 바 있다.

팀 스나이더 마다토리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셰일 오일이 러시아와 사우디의 발목을 잡았다”며 “미국 최대 석유 매장지인 퍼미안분지에서 생산량을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아프리카 2대 산유국 앙골라까지 돌연 회원국 탈퇴를 선언했다. 디아만티누 아제베누 앙골라 광물자원석유가스부 장관은 “앙골라의 OPEC 회원국 잔류에 아무런 이점이 없다고 느껴진다”며 “우리의 이익을 수호하고자 탈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앙골라는 OPEC+ 차원의 협조 감산 확대에 반대해왔다. 이 나라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10만 배럴 수준으로 원유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크진 않지만, 향후 OPEC 내에서 감산 확대나 감산 장기화에 반발하는 나라가 늘어날 가능성이 시사됐다.

앙골라의 탈퇴로 OPEC 회원국은 12개국으로 줄어들었다. 앙골라 탈퇴에 앞서 카타르와 에콰도르가 각각 2019년, 2020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마찰 등에 따라 OPEC을 탈퇴했다. OPEC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2010년 약 34%에서 약 27%로 쪼그라들었다.

CNBC방송은 “일부 회원국 탈퇴와 더불어 OPEC+의 협조 감산, 미국을 비롯한 비OPEC 국가들의 생산량 증가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다”며 “브라질은 내년 1월 OPEC+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산유국의 공동 생산량 상한제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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