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BBC와 CNN, AP 통신 등이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맨유는 이날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의 회장인 랫클리프가 지분 25% 취득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랫클리프 회장은 이번 인수로 카타르 이슬라믹 은행(QIB) 셰이크 자심 회장, 헤지펀드 등과의 맨유 인수 경쟁에서 승리했다.
랫클리프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화학 대기업 이네오스 그룹을 통해 맨유 주식 25%를 주당 33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맨유 가치는 이번 지분의 매입 가격으로 54억 달러(약 7조362억 원)로 평가되며 당초 기대한 60억 달러를 하회했다.
앞서 이노에스는 구단 지분의 69% 인수와 글레이저의 소수 지분 유지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맨유 최대 주주로 남게 된 글레이저 가문과 클래스A 주주는 주당 33달러를 받는다.
이네오스 그룹은 성명에서 “랫클리프 회장이 맨유 클래스 B주 25%와 매수 가능한 클래스 A주 가운데 최대 25%를 인수했다”며 “앞으로 전용구장 올드 트래포드에 투자하도록 3억 달러를 추가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잉글랜드 그레이터맨체스터주 페일스워스 출생인 랫클리프는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의 창립자이자 회장이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 추산 282억 달러(36조7450억 원)의 재산을 갖고 있어 지난 2020년 기준 전 세계 부호 순위 55위에 올랐다.
스포츠광인 그는 2017년 스위스 프로축구 로잔 스포르를 인수했고, 이후 이네오스 그룹을 통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니스와 과거 팀 스카이로 알려진 사이클링그룹,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원 팀 지분도 보유해 운영한 경험이 있다. 니스는 리그1에서 올 시즌 1위인 파리 생제르맹(PSG)에 이은 2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우리는 장기적으로 보고 여기에 왔고 많은 도전과 어려운 일들이 있다는 걸 안다”며 “우리는 구단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헌신할 것이다. 우리 모두 맨유가 원래 있었던 잉글랜드, 유럽, 그리고 세계 축구에서 최상단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랫클리프의 맨유 지분 인수로 글레이저 가문(조엘 글레이저와 에이브람 글레이저 공동 회장)의 매각 사가가 끝났다. 글레이저 가문은 미국 스포츠 재벌로, 2005년 말콤 글레이저가 약 7억9000만 파운드에 맨유 경영권을 사들인 이후 18년째 구단을 운영 중이다. 말콤이 세상을 떠난 지난 2014년 이후 자녀들이 공동 구단주를 맡고 있다.
하지만 현지 팬들은 ‘글레이저 가문 퇴진’을 외치는 등 부정적이다.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한 리그 내 경쟁자들과 달리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단 한 번도 우승 이력이 없다.
결국 글레이저 가문은 지난해 11월 “구단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대안을 찾아보겠다”며 ‘매각 불가’를 번복, 맨유 지분 매각 절차에 나섰다. 이에 셰이크 자심 회장, 랫클리프 회장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7월 자심 회장은 맨유 지분 인수 100%로 50억 파운드(8조2754억 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15일 영국 BBC는 “카타르 은행가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 타니가 맨유 인수전에서 물러났다”며 “글레이저 가문이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결국 랫클리프 회장이 경쟁전에서 승리하며 지분 인수에 성공했다. 랫클리프 회장의 맨유 지분 취득은 프리미어 리그 당국은 승인을 얻어야 한다.
맨유는 또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 예선에서 2005년 이후 18년 만에 4위로 탈락했다. 리그는 9승 1무 8패로 8위까지 추락했다. 31년 만에 처음으로 모든 대회에서 4경기 연속 득점에 실패했다. 맨유는 지난 3일 뉴캐슬에 0-1로 패하며 1922년 이후 101년 만에 뉴캐슬에 3연패를 당했다. 올 시즌 맨유의 득점은 18골이다. 이보다 적은 팀은 셰필드뿐이다.
현지 매체 더선은 “랫클리프 회장이 맨유 선수단을 대폭 개편할 예정”이라며 “브루노 페르난데스, 안드레 오나나, 해리 매과이어, 카세미루, 라파엘 바란, 제이든 산초가 팀을 떠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