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불법입국자에 골머리…하루 1만 명씩 체포

입력 2023-12-28 14:32수정 2023-12-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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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수,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
내년 11월 대선서 주요 쟁점 될 전망
멕시코 대통령 “국경 통제보다 중남미 직접 지원이 더 중요”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에서 24일(현지시간) 이민자들이 십자가를 들고 미국 국경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타파출라(멕시코)/AFP연합뉴스

미국이 밀려오는 불법입국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매일 최소 1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미국 국경에 도착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은 이민자 급증 문제 해결을 위해 멕시코를 찾았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남미는 물론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에 걸쳐 있는 이민자들이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 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국경에서의 불법입국자 체포 건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1월 체포 건수가 19만 건을 넘었다”며 “5월부터 11월까지는 40만 명 이상의 이민자들을 추방하거나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트로이 밀러 CBP 국장 대행은 “우리는 남서부 국경에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국경 보안과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의회에 추가 예산을 요청했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주 불법입국자 체포 건수는 하루 1만 건 이상으로 집계됐다. 순찰대의 감시를 피해 새로운 밀입국 경로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당국의 인력도 고갈되는 상황이다. 비영리단체 라틴아메리카 워싱턴사무소(WOLA)의 이민 전문가인 애덤 아이작슨은 “이달 하루 이민자 수는 과거 평균치보다 월등히 많다”며 “전문가들은 해당 수치가 한계점에 다다랐거나 이미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자 수가 최근 몇 달간 급증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최대 난관에 직면했다.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법입국자 문제가 그의 입지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가운데) 멕시코 대통령, 토니 블링컨(가운데 왼쪽) 미국 국무장관, 알리시아 바르세나(가운데 오른쪽) 멕시코 외교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이민자 대응 회의를 하고 있다. 멕시코시티/EPA연합뉴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고위 관리들을 멕시코로 급파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등을 만나 불법입국 억제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열었다.

멕시코는 올해 기록적인 숫자의 불법 이민자를 체포하면서 미국에 협조적인 자세를 취해 왔다. 다만 멕시코 정부 산하의 국립이주연구소는 NYT에 “이달 들어 자금 부족으로 인해 불법 이민자 추방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민자 문제로 전전긍긍하는 가운데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강력한 국경 통제보다 중남미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이민 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람들의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인도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불법입국자 문제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미국 대선에서 이민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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