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FA 영입이 모두 성사된 가운데 28일 기준 FA 미계약자는 총 10명이다. 구단들은 사실상 외부영입을 모두 철회하고 이제 집토끼 단속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선 114억2638만)을 넘기지 않는데 집중하고 있다.
FA 미계약 선수 중 가장 뜨거운 감자는 KIA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김선빈이다. 김선빈은 2023 시즌 타율 0.320을 기록했다. 필요할 때마다 적시에 안타를 치며 5강 싸움을 이어가는데 활약했다. KIA는 다음 시즌에도 김선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합리적인 계약에 초점을 맞췄다. 해마다 수비와 주류 능력이 떨어진데다 김선빈의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넘어가다 보니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선빈의 생각은 다르다. 선수 측은 누적 기록에 따른 보상을 받고 싶어한다. 과거 키스톤 콤비로 활약했던 안치홍의 72억 원 대형 계약 사례 때문이다.
실제 김선빈은 첫 FA기간인 4년간 474경기 타율 0.308 9홈런 213타점을 기록하며 모범 FA로 남았다. 그럼에도 제안받은 금액이 예상보다 하회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영입 경쟁을 유발할 구단이 부재해 몸값을 올리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협상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KIA가 최종에 가까운 수정 제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심재학 단장은 “협상의 막바지 단계”라며 “수정안을 통해 서로 간에 어느 정도 접점은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김선빈 측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도 내부 FA 협상이 순탄치 않다.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과의 다년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는 탓이다. 뷰캐넌은 최소 3년 이상에 금액도 올 시즌 외국인 최고 대우(150만 달러)를 상회한다.
따라서 삼성은 내야수 강한울, 잠수함 투수 김대우와 도장을 찍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어느정도 합의가 됐다는 관측이다. 남은 건 오승환이다. 오승환도 잔류 의사가 뚜렷하다. 문제는 샐러리캡이다. 삼성에게는 9억 여 원의 여유분이 전부다. 양 측은 계약 조건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과 kt 위즈는 팀내 핵심 불펜을 잡고자 한다. 두산은 홍건희, kt는 주권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샐러리캡 상한선에서 단 2억 4463만 원의 여유뿐인 두산은 홍건희를 잡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홍건희 측은 같은 구장을 쓰고 있는 함덕주가 LG 트윈스와 4년 38억 원에 계약을 체결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두산은 이미 샐러리캡이 가득 찬 상태다.
이에 두산은 11월 말 첫 협상을 펼친 뒤 추가 만남과 계약 조건 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홍건희는 에이전트를 교체해 FA 협상 테이블을 이어갈 계획으로 전해졌다.
반면 kt는 샐러리캡에서는 여유로운 상황이다. 일부 조건에서 조율된다면 이른 시점에 주권과의 계약 발표 소식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 히어로즈는 포수 이지영과 투수 임창민이 대상자다. 이지영은 2019 시즌을 마치고 3년 최대 18억 원에 계약을 맺으며 잔류했다. 2시즌 모두 100경기 이상 출장했으나 올시즌에는 81경기로 출전 기회가 대폭 줄었고 입지가 좁아졌다. 그사이 키움은 신인 포수 김동헌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102경기에 출장하며 경험을 쌓은 김동헌은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문제까지 해결했다.
이번 시즌 친정 팀에 다시 합류한 불펜 투수 임창민은 51경기 26세이브 평균자책 2.51을 기록했다. 하지만 키움의 마무리 조상우가 돌아오며 관심이 줄었다. C등급이라 타 팀으로 이적이 덜 부담스럽다는 장점이 있어 아직 타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SSG 랜더스는 포수 김민식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프랜차이즈 포수 이재원마저 방출해 베테랑이 부재한 상황이다. 다만 김민식은 이번 시즌 타율 0.218로 부진했다. 이에 구단 측은 합리적인 금액으로 계약을 원하고 있다.
LG 김민성은 2023 시즌 내야 전 포지션에서 백업으로 나서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줬다. 김민성과의 계약에 긍정적인 LG는 최종 단계까지 협상을 진행했다. 최종 제안을 건넨 구단은 선수의 답을 기다리고 있으나 선수 측은 신중을 기하고 있다. KIA와 김선빈 협상이 불발 될 경우 내야 자원인 김민성에게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