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은 후 복부 통증?…‘급성 췌장염’ 의심 [알코올 질환 주의보②]

입력 2023-12-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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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웠을 때 더 아프면 급성 췌장염 의심…만성으로 이어지지 않게 주의

연말연시가 되면 송년회, 신년회 등 다양한 모임이 많아지며 평소보다 술을 마실 기회가 늘어난다.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76.9%가 현재 음주자였고, 1회 평균 음주량이 남성 7잔 이상·여성 5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음주를 하는 고위험 음주율은 남성 21.3%, 여성 7.0%로 나타났다. 과도한 음주는 뇌, 소화기, 뼈 등에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니 연말연시 지나친 음주는 삼가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의 도움말을 통해 ‘연말연시 알코올성 질환’과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게재 순서>
술 마시고 필름 끊긴다?…‘알코올성 치매’ [알코올 질환 주의보①]
술 먹은 후 복부 통증?…‘급성 췌장염’ 의심 [알코올 질환 주의보②]
“침묵의 장기 간(肝)은 괴롭다”…‘알코올 간질환’ [알코올 질환 주의보③]
과음에 사타구니 통증…‘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주의 [알코올 질환 주의보④]

(게티이미지뱅크)

췌장은 소화효소를 분비해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기능을 하며,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 호르몬을 분비한다.

췌장염은 췌장 분비샘이 파괴되거나 췌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된다. 췌장염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급성 췌장염의 주된 원인은 음주와 담석이다.

오동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알코올이 급성 췌장염을 일으키는 기전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를 하게 될 경우 췌장은 알코올을 대사하기 위해 췌장액을 더 과하게 분비하게 되는데, 이때 췌장액이 십이지장으로 다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으로 역류하며 췌장 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급성 췌장염의 주요 증상은 복통으로, 경미한 통증부터 극심한 통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게 된다. 명치나 배꼽 주변의 상복부 통증으로 시작해 등 쪽이나 가슴, 아랫배 쪽으로 뻗어 나간다. 췌장이 등 뒤쪽에 위치해 있어 가만히 누워 있으면 더 심해지고 쭈그리고 앉아 있으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합병증으로는 췌장 괴사, 가성 낭종, 췌장 농양, 담관 폐쇄, 다발성 장기부전이 있다. 특히 다발성 장기부전은 급성 췌장염에 의한 주 사망 원인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오동욱 교수는 “이러한 증상이 있으면 혈액 검사를 가장 먼저 시행하고, 췌장과 주변 장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CT, MRI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라며 “급성 췌장염일 경우 혈액 검사에서 아밀라아제와 리파아제 수치가 3배 이상 상승하고, 백혈구 수치와 혈당 수치도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급성 췌장염은 금식을 통해 췌장을 쉬게 해주면서 수액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급성 췌장염 환자의 80% 정도는 치료를 받으면 수일 내에 큰 합병 증 없이 회복되지만, 20% 정도는 중증 췌장염으로 진행되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오 교수는 “급성 췌장염이 반복된다면 췌장암의 주 요인인 만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이후에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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