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65% 연동제 대응 조치 완료 못 해…“경영 애로 해소 인센티브 확대 시급”
중견기업의 82.1%가 올해 말 종료되는 납품대금 연동제 계도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29일 ‘납품(하도급)대금 연동제 시행에 따른 중견기업계 의견 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3개월의 계도기간이 끝나고 2024년 1월 1일부터 연동제가 본격 시행될 예정이지만 중견기업의 64.9%는 연동제 대응 준비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중견기업인들은 연동제 대응 준비가 미진한 이유로 ‘시간 부족’(49.0%), ‘협력사의 인식 부족’(21.4%), ‘내부 인력 및 예산 부족’(15.3%), ‘모호하고 불명확한 법·규정’(8.2%) 등을 꼽았다.
중견련 관계자는 “중견기업은 수탁기업이자 위탁기업으로서 연동제에 따른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라면서 “수많은 기업과의 거래에 있어서 계약 기간과 내용에 따라 수백 개에 달하는 연동 약정을 체결해야 하는 중견기업들이 모든 준비를 마무리하기에 3개월의 짧은 계도기간은 태부족”이라고 말했다.
조사에 따르면 72.6%의 중견기업은 계도기간의 적정한 연장 기간을 ‘1년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6개월 이상’이 20.2%, ‘2년 이상’은 6.5%로 집계됐다. 중견기업인들은 연동제 시행에 따른 가장 큰 애로로 ‘기존 거래 관행을 반영치 않은 획일적 규정’(46.4%)을 꼽았다. ‘위탁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무와 처벌’(17.9%), ‘연동 약정 체결 및 이행 관련 정보 부족’(12.6%), ‘과중한 행정업무 및 비용 발생’(6.0%), ‘기업 간 갈등 및 분쟁 발생’(6.0%) 등이 뒤를 이었다.
중견기업의 74.2%는 ‘연동제 관련 후속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는데, ‘처벌 제재 수위 완화’(37.5%), ‘협력사 부정행위 방지 조항 신설’(20.5%), ‘원활한 원가정보 제공 위한 규정 신설’(14.3%), ‘소액계약, 단기계약 범위 확대’(11.6%) 등을 시급히 개선돼야 할 항목으로 꼽았다. 10.7%의 중견기업은 ‘연동제 재검토’를 촉구했다.
중견기업인들은 연동제의 현장 안착과 실효성 제고를 위해 ‘금융·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 확대’(45.7%), ‘산업·업종별 세부 지침 및 사례집 제공’(21.2%), ‘원재료 가격 등 정보제공 확대’(19.2%) 등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에너지 관련 경비 및 노무비 등을 연동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일부의 의견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중견기업(24.5%)의 두 배 이상, 응답자의 절반을 웃도는 중견기업(56.9%)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산업·업종별 거래 특수성이 세심하게 고려되지 못한 획일적 규정으로 상당수의 중견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올해 말 계도기간이 종료되더라도 추가 경과 기간을 두는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라면서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견인함으로써 제도의 취지를 십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주요 원자재 가격지표 제공 등 기업의 정보 접근성을 확대하고, 충분한 예산과 전문인력을 확보한 지원 체계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