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백신 펀드 첫 투자사로 선정…“관리종목 지정 가능성 해소”
큐리언트가 연이어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항암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 2016년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 상장 후 지금까지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기술이전 논의 등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큐리언트는 최근 정부가 혁신적 신약 개발과 백신 자주권 확보를 위해 조성한 K-바이오·백신 펀드의 첫 번째 투자기업이 됐다. 큐리언트는 회계적으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되는 35억 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 주금이 입금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영구 전환사채는 주로 자금 소요가 큰 대형 기업이 재무 건전성을 기반으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선택한다. 큐리언트는 결핵 신약 ‘텔라세벡(telecebec)’의 허가와 그에 따른 우선심사권(PRV) 획득 가능성이 인정돼 투자가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PRV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소외 질환 치료제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2007년에 도입한 제도다.
큐리언트는 영구 전환사채 발행과 함께 지난달 25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또 지난달 8일 구주주를 대상으로, 13일에는 일반공모청약자를 대상으로 총 800만 주에 대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구주주 청약 수는 총 486만3328주로 청약률 60.79%에 그쳤지만, 일반공모청약 수가 총 2억4044만5616주로 청약률 3066%를 기록하며 총 발행 예정 주식 수를 채우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로 252억 원과 함께 60억 원의 추가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총 312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해당 자금은 면역항암제 ‘Q702’(성분명 아드릭세티닙)와 표적항암제 Q901의 연구개발, 임상시험 등에 쓰인다.
큐리언트는 지난해 2월 미국 TB 얼라이언스에 텔라세벡을 기술이전했다. TB 얼라이언스는 비영리 국제기구로, 계약금과 마일스톤 등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큐리언트에 FDA 품목허가 시 발급되는 PRV의 권리를 부여하기로 했다. 텔라세벡은 내년 허가 임상에 진입해 2026년 신약 허가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Q901은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을 연구하고 있다. Q901 임상 1/2상 시험 환자 모집을 시작했으며, 최대 128명의 진행성 고형암환자를 대상으로 미국과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큐리언트는 8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Q901에 대한 기술이전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초기 임상에서부터 효능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기술이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새해에 성과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분기 매출액 3억 원 미달로 상장유지를 위한 매출 요건을 맞추지 못해 2021년 5월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의약품 유통업체인 에이치팜을 합병하는 등 매출을 마련해 이듬해 10월 주식거래가 재개됐지만,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여지는 아직 있다.
법인세비용차감전사업손실 비율이 최근 3년간 2회 이상 자기자본의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큐리언트는 2021년 44%, 2022년 77%의 손실률을 보였다. 2023년에도 50%를 넘기면 관리종목 행이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을 통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을 완전히 해소했다”라고 강조하며 “회사의 자본 안정성을 확보하고 신약 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올해는 우수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수익 창출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