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당대표에게 요구한 대표직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시한을 코앞에 두고 30일 극적으로 ‘명낙회동’이 성사됐다. 다만 만남이 이뤄지더라도 이 전 대표가 요구한 조건이나 그에 상응하는 대안이 제시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만큼 극적 만남에 이어 극적 통합까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 측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0시 만난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 당대표실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좀 전에 연락이 돼 내일 아침에 만나게 될 것 같다”며 “통합 기조 위에 국민들께서 실망하지 않으시도록 해야되기 때문에 한 번 집이라도 찾아가 뵐까 했는데 일정 조정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요구한 결단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들고가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얘기를 해봐야 한다. 입장은 서로 다를 수 있는 거니까 세상사라고 하는 게 누구나 자기 뜻대로만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며 “한 번 만나 뵙고 서로 노력을 해봐야 한다”고만 답했다.
이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대위 출범 등의 ‘결단’을 요구한 이 전 대표는 1월 첫째 주 내 거취를 표명할 전망이다. 그는 28일 최성 전 고양시장의 출판기념회에서 “내년 1월 첫째 주 안에 거취라 할 수 있는 일은 국민께 말씀드리는 것이 옳겠다”며 연초에는 결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간 이 대표의 결단 없이는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우세했던 만큼 회동 성사는 극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 대표의 사퇴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최종 목적이라고 하는 당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겠나”라며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그런 요구를 이 대표가 받아들인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도 양측 간 갈등은 연일 격화되는 분위기였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최초 제보자가 이 전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데다 이 전 대표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인사들도 하나, 둘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29일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 전 국회부의장은 이날 민주당을 “침몰 직전의 타이타닉호”로 평가하고, “이 전 대표와 함께 민주 세력 최후의 안전판이자 제3의 선택지인 신당을 만들고 있다. 비밀리에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도 방법론에서는 이 전 대표와 차이는 있지만, 당 통합과 혁신을 주문하며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를 만나온 만큼 두 사람의 회동 결과가 당 분열 수습의 ‘키’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