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제202민사단독(홍주현 판사)은 송전탑 지역에 땅을 소유한 원고 21명이 한국전력공사(한전)를 상대로 제기한 1억9000만 원 규모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
해당 땅 주인들 대부분은 한전으로부터 선하지(송전탑 아래 땅)에 대한 보상을 받고 있었지만, 송전탑의 끝단과 건조물 사이에 안전 확보를 위해 마련해야 하는 이격거리도 사실상 수익을 낼 수 없는 만큼 함께 보상받아야 한다며 2020년 소를 제기했다.
이격거리는 송전탑 전압에 따라 달라진다. 154kV 선로가 지날 때 최소 4.785m, 345kV 선로가 지날 때 최소 7.65m의 거리가 사람이 드나드는 건물로부터 수평으로 떨어져 있어야 한다.
대법원은 2014년 “고압전선과 건조물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 그 거리 내의 부분도 (토지소유자의 사용수익이 제한되는 상공으로) 포함된다”고 한 차례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한전이 송전탑으로부터 3m 이상 떨어진 땅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으면서 땅주인과의 분쟁이 반복됐고,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경기 평택에 설치된 송전탑 관련 소송에서 다시 한번 이격거리에 대한 보상 의무를 적시한 판시를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재판부 역시 “한전이 구분지상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부분(이격거리)를 권한 없이 사용하고 수익을 내온 것”이라면서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전이 설치한 송전선 때문에 사용할 수 없게 된 자투리 땅(과소토지)에 대해서도 보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원고들에 한해서는 과소토지 부분이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청구 기각했다. 판결문에 해당 지역의 측량성과도를 첨부한 재판부는 "면적 및 형상 등을 고려하면 해당 땅이 과소토지로 남게 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