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해를 넘겼다. 구단들은 다가오는 시즌을 앞두고 연초부터 전력 보강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시즌을 마쳤음에도 구단 프런트는 바쁜 기간을 보내야 한다. 2차 드래프트를 위해 보호선수 35인의 명단과 보류선수 명단을 확정지어야 하는 데다 이른바 방출자 명단인 ‘보류선수 제외’ 선수도 분류해야 한다.
분류가 끝나면 매해 11월 한국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서는 100여 명 가까이 되는 선수들이 방출된다. 이중 일부는 기회를 잡고 새 둥지를 튼다. 구단들도 이 시기를 주시하고 있다. 적은 투자로 필요한 선수를 영입할 기회다.
SSG랜더스의 프랜차이즈 포수 이재원(35)은 한화 이글스로 향했다. 이재원은 12시즌 1426경기서 타율 0.278 1087안타 108홈런 612타점을 기록한 베테랑 포수다. 2019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와 4년 69억 원(전액 보장)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으나 해마다 떨어지는 성적에 입지가 좁아졌다. SSG의 리빌딩 기조에 따라 이재원은 스스로 방출을 요청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최재훈과 박상언 외에 경험 있는 포수가 부족하다. 한국시리즈 우승 등 경험이 풍부한 이재원을 최재훈, 박상언의 뒤를 받칠 백업 포수 자원으로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윤을 영입한 삼성 라이온즈는 NC 다이노스의 투수 이민호(31)를 영입했다. 김재윤의 보상선수로 문용익을 내주고 2차 드래프트서 우규민을 내주고 양현과 최성훈을 영입한 데 이은 전력 보강이다. 이민호는 337경기에서 33승 24패, 28홀드, 31세이브,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SSG서 방출된 투수 임준섭을, NC는 kt위즈 출신의 포수 문상인을 각각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고질적으로 불펜이 약한 롯데는 지난 시즌 내야수 이호연을 내주고 심재민을 데려왔다. 거기다 25년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내주고 LG트윈스 투수 진해수도 영입했다. 좌완 원포인트 임준섭의 영입하면서 뎁스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NC는 지난 시즌 부진한 박세혁의 백업 포수를 보강하는데 성공했다.
LG에 방출 요청을 한 내야수 서건창도 둥지를 찾고 있다. 서건창은 2014년 전인미답의 기록인 200안타를 쳤다. FA를 3차례 미룰만큼 절치부심했으나 부진을 떨치지 못했다. 다시 한번 와신상담하는 그에게 현재로썬 키움 히어로즈가 우선 협상 대상이다. 김선빈 영입에 난관인 KIA 타이거즈도 언급된다.
한화 출신의 외야수 노수광과 LG서 나온 투수 송은범도 매력적인 자원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아직 들려오는 소식은 없다. 노수광은 770경기서 타율 0.269 631안타 28홈런 123도루를 기록했다. 송은범은 680경기서 88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이외에도 투수 김재영, 문경찬, 이영준, 김주한 등이 다음 행선지를 물색하고 있다.
최근 방출생들은 시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롯데에서 방출됐던 우완 노경은(3 ·SSG)과 비슷한 시기 방출돼 LG로 향한 김진성(38)은 팀의 핵심 불펜으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삼성행이 유력한 투수 임창민도 NC와 두산 베어스서 연이어 방출되는 설움을 겪었으나 올해 키움에서 재기했다.
올해는 어떤 선수가 방출생 신화를 써 내려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