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연초 연이틀 급등 후 하락 마감
“워크아웃 협의 과정서 시장 불확실성 불가피…주의 요망”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가운데,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정부의 태영건설 지원 기대감 속에 주가 상승을 노린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모이고 있다. 그러나 싸늘한 채권단의 반응에 급등했던 주가가 하루아침에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워크아웃 추진 경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영건설 부도설이 확산하고 워크아웃 신청이 이뤄진 지난달 개인은 태영건설 주식을 29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한 달간 태영건설은 37.18% 급락했다. 특히 워크아웃을 신청한 27일에는 19.57% 급락했으며, 28일에는 52주 최저가인 1935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초 들어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태영건설은 2일 13.17%, 3일 23.85% 상승 마감했다. 태영건설 우선주 역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3일 워크아웃 관련 채권단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나타나면서 4일 5.39% 하락 마감했다.
태영건설 주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건설주는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보이는 중이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달 27일 이후 ‘KRX 건설’ 지수는 3.37% 하락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 우려가 불거지면서 매도세가 나타난 셈이다.
정작 진원지인 태영건설만 연초 들어 큰 변동성을 보이는 데에는 부도설과 워크아웃 신청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이어졌으며, 워크아웃주 자체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워크아웃을 통해 정상화에 성공한 기업은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과거 SK하이닉스와 현대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실패에 따른 부담감도 적지 않다.
더불어,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따른 건설업 전반 리스크 확산을 막으려는 정부 지원도 리스크 우려를 불식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이후인 지난달 29일 정부는 비상 경제 장관회의를 열어 태영건설 관련 논의를 진행했고, 태영그룹의 자구 노력이 있다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태영건설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일 태영그룹이 밝힌 자구책에 사재출연 혹은 SBS 매각안 등이 포함되지 않았고, 이에 대해 산업은행이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면서 워크아웃 개시까지 난항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워크아웃 협의 과정에서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것이므로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경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시장 및 건설업 전반으로의 리스크 전이를 차단하려는 정책당국의 대응안을 고려하면 질서 있는 워크아웃 절차로의 당국 의지를 엿볼 수 있지만, 채권단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건은 채권단이 이해할만한 자구계획 여부”라며 “추가 자구책이나 자구안 이행 확약 등의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존재하나 협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확대될 시장 불확실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