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공습·이란 폭탄 테러에 일촉 즉발 확전 위기
‘두 국가 해법’ 공회전…“당사자 합의 불가, 강제해야”
이스라엘은 새해 벽두에 가자지구에서 수천 명의 병력을 철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올해 내내 전쟁을 치르기 위한 장기적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위협, 이란 국민 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사망 4주기 추모식장에서의 테러 공격 등 새해 들어 긴장이 한층 고조되면서 하마스의 후원자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과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제5차 중동전쟁의 가능성이 점증하는 추세다.
이스라엘군이 고강도 군사작전에서 저강도 장기전으로 국면을 전환한 것은 그들의 목표인 ‘하마스 축출’이 쉽지 않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치 및 군사 전문가들은 하마스 조직 구조 자체가 지도부 제거 시도 등 우발적 상황을 잘 흡수하도록 설계됐으며, 하마스의 지하 기반 시설 또한 대부분 온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지도부가 살해당하더라도 똑같이 유능하고 헌신적인 다른 리더로 신속하게 교체할 수 있는 놀라운 회복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 의장을 지낸 지오라 에일란드 예비역 소장은 “전문가적 관점에서 하마스의 회복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하마스의 군사적 능력이나 가자지구를 계속 이끌 수 있는 정치적 힘이 붕괴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국제위기그룹(ICS)의 타하니 무스타파 팔레스타인 선임 분석가도 “하마스와 같은 조직을 뿌리 뽑을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날은 솔레이마니 전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망 4주기 추모식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95명이 사망했다. 두 사건은 위험 수위에 있는 중동 긴장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확전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미 하마스 관리 살해 이후 보복을 천명한 상태이며, 이란 역시 테러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