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경쟁사 출신 AI 전문가 전격 영입
LGU+, 지분 투자한 스타트업과 AI 사업 전 과정 협력
이동통신 3사가 연초부터 인공지능(AI) 중심으로 탈(脫)통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투자와 함께 AI 사업 전 과정을 협력하는가 하면, 경영시스템에 AI 의사결정 체계를 회사 경영에 도입하기로 했다.
SK텔레콤(SKT)은 7일 AI 기술을 관리하는 체계, 추구가치 등을 설정하는 AI 거버넌스(의사결정 체계)를 정립한다고 7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생성형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AI 기술에 대한 규제 시스템 필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AI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SKT가 선제적으로 AI 의사결정 체계를 회사 경영에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경영 중심에 AI를 놓겠다는 것이다.
우선 AI 거버넌스 기준을 제정하기 위해 국내외 AI 관련 법·제도와 세계적 흐름을 검토해 3월 내에 AI 추구가치를 재정립하고, AI 거버넌스 전담 조직을 만들기 위해 전사 AI 기술 및 서비스 조직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 AI 거버넌스가 SKT의 경영시스템에 적용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진단과 개선이 선순환될 수 있도록 AI 거버넌스 프로세스도 수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말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구조조정에 집중해오던 KT도 지난주 기술혁신부문 AI테크랩(AI Tech Lab)장에 윤경아 상무를 임명하면서 AI 중심의 혁신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윤 상무는 통신업계 라이벌인 SK텔레콤과 현대카드를 거친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 전문가다. AI테크랩은 김 대표 취임 후 첫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조직으로, AI·빅데이터 거버넌스 수립과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기존 AI2XLab와 달리 초거대 AI ‘믿음’을 기반으로 고객 중심의 AI 응용 기술과 서비스·플랫폼 개발을 수행한다.
LG유플러스는 언어 AI 전문 스타트업 ‘포티투마루’(42Maru)에 1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11월 황현식 LGU+ 대표 유임 후 처음 이뤄진 투자다.
포티투마루는 AI 기반 딥 시맨틱 질의응답(QA)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딥 시맨틱 QA란 정답 후보군을 여러 개 제시하는 기준의 AI 구동 방식과 달리 사용자의 질의 의미를 이해한 뒤 단 하나의 답변을 도출하는 기술이다.
LG유플러스는 AI 기반 고객센터인 AI컨택센터(AICC), 거대언어모델(LLM)과 관련한 기업간 거래(B2B) 사업의 수주부터 구축, 운영까지 전 과정을 포티투마루와 협업할 예정이다. 회사는 올해 포티마루외에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유망한 테크 기업들에 전략적 투자와 협업을 확대해 △플랫폼 △AI △데이터 등 신사업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앞서 통신 3사 대표들은 신년사를 통해 AI 중심의 미래먹거리 육성에 의지를 강조했다. 이미 본업인 통신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사업 강화가 미래 성장에 필요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통신 3사들은 AI 외에 하나의 앱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 앱’ 개발과 도심항공교통(UAM)·양자암호 통신 개발 등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