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3만5000여 명의 외국인력이 더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서는 불성실한 외국인력을 제재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컸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제조업체 1200개 사를 대상으로 한 ‘2023년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2008년 이후 매년 시행되고 있는 이번 조사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더 많이 담기 위해 응답 대상자를 1200개사로 확대했다.
조사에 따르면 내국인 취업 기피는 2022년 74.8%에서 지난해 89.8%로 극심해졌다. 이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더 많이, 더 장기적으로 고용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 한도 상향조치가 있었지만, 여전히 외국인력이 부족한 사업주는 29.7%(추가활용 계획 평균 4.9명)로 조사됐다.
중기중앙회는 “이를 외국인력(E-9) 활용업체 5만4780개사를 기준으로 추정하면 1만6270개사에서 약 7만9723명에 대한 수요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역대 최대규모 외국인 도입(16만5000명)이 예정됐지만, 추가로 약 3만5000명이 필요하고 총 도입 희망 인원은 20만 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 기간(최장 9년 8개월)에 대해 ‘5년 이상 추가 연장’(53.5%)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고용허가제에서는 ‘불성실한 외국인력에 대한 제재장치 마련(사업장 변경 횟수 축소 등)’이 35.5%를 차지해 가장 시급한 개선과제로 지목됐다. ‘4년 10개월간 사업장 변경을 하지 않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인센티브 부여’(19.3%)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있었다. 중기중앙회는 “외국인 근로자 장기고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력의 생산성 향상 노력 필요성도 제기됐다. 외국인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인건비는 숙식비(40만9000원) 포함 시 305만6000원으로 사업주의 67.9%가 내국인과 같은 수준으로 지급 중이다. 그러나 동일 조건의 내국인과 비교할 때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은 고용 초기(3개월 미만) 59.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근로자를 관리할 때 ‘의사소통(낮은 한국어 수준)’(49.7%)이 가장 큰 애로 요인으로 언급됐다. 지난 조사보다 5.7%포인트 상승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주가 늘어났음을 시사했다.
외국인 근로자 채용 시 가장 고려하는 사항은 ‘출신 국가’(65.9%), ‘한국어 능력’(48.0%), ‘육체적 조건(신장·체중 등)’(33.4%)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여전히 외국인 근로자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질적 향상 역시 필요하다는 점을 이번 조사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의 낮은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입국 전 직업훈련 강화 및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에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태업, 무단결근 등 악의적으로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강제 출국 조치 등의 제재장치 마련과 함께 성실히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의 제도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