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체 운영기간 60일...필요에 따라 30일 추가될 수도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홈쇼핑의 해묵은 송출 수수료 갈등이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양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마련한 협상 테이블인 대가검증협의체를 통해 송출 수수료 문제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
앞서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3월부터 송출 수수료 관련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양사가 오랜 협상에도 자체적으로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고, 급기야 현대홈쇼핑이 두 차례나 KT스카이라이프에 방송 송출을 중단하는 이른바 ‘블랙아웃’을 예고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KT스카이라이프 측이 지난해 11월 과기정통부에 대가검증협의체를 가동을 요청했고, 과기정통부는 외부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대가검증협의체를 같은 달 17일 가동했다.
대가검증협의체는 유료방송사업자와 홈쇼핑 사업자 간의 송출수수료 협상 시 발생하는 갈등 해소를 돕는 기구다. 협상 중 사업자들이 자료를 성실이 제공했는지, 불리한 송출 대가를 강요하지 않았는지 등 수수료 대가 산정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는지 살핀다. 과기정통부가 마련한 협의체 운영 지침에 따르면 협의체는 구성된 날로부터 60일인 이달 15일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
협의체 가동으로 방송 송출 중단 위기는 모면했지만, 양사 갈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운영 지침에 따르면 협의체 가동 이후 60일이 지난 후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거나 필요한 경우 30일 이내로 한 차례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면서 “양측이 제시하는 쟁점이 아직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과 홈쇼핑 간 송출 수수료 싸움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홈쇼핑에 앞서 딜라이브와 롯데홈쇼핑, LG헬로비전과 CJ온스타일이 갈등을 겪었다.
홈쇼핑사가 케이블TV(SO)와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업계를 상대로 지속적인 송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시장 성장세가 꺾인 유료방송업계는 홈쇼핑 송출 수수료의 지속적 인하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의 매출에서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줄어드는 반면 홈쇼핑 송출 수수료는 2020년 26.6%에서 2021년 27.11%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반면 홈쇼핑업계는 TV 홈쇼핑 시청 인구가 줄어든 데다 모바일·인터넷을 통해 결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송출 수수료를 부담하기 어렵다는 견해다. 현대홈쇼핑은 송출 수수료 인하와 현재 앞쪽에 있는 채널 번호를 뒷 번호대로 변경을 요청했다. 지상파에 가까운 앞번호일수록 유료방송 업체에 지불하는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쟁점은 홈쇼핑의 모바일·인터넷 매출 데이터 공유다. 유료방송업계에서는 정확한 송출수수료 산출을 위해서는 홈쇼핑의 모바일·인터넷 매출 데이터 공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홈쇼핑 업체들은 모바일 매출 등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내로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홈쇼핑을 찾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협의체가 처음 가동한 사례인 만큼 정부가 방송 송출이 중단되는 블랙아웃만큼은 막을 수 있도록 중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해마다 반복돼온 갈등인 만큼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