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중국·알제리·모잠비크 등 기권
러 “결의안은 연합군의 행동을 합법화하려는 시도”
미 “국제 교역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 보장 중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예멘 후티 반군에 홍해에서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결의안은 미국과 일본 주도로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11개국의 찬성으로 승인됐다. 러시아와 중국, 알제리, 모잠비크 등은 기권했다.
결의안에는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상선과 상업용 선박에 가산 최소 24건의 공격을 규탄한다”며 “이는 국제 교역을 방해하고 항행권과 자유, 지역 평화, 안보를 훼손하는 것이다. 후티는 이러한 모든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결의안은 지난해 11월 19일 후티가 나포한 일본 용선 화물선 ‘갤럭시리더호’와 선원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가 제안한 세 가지 수정안은 모두 부결됐다. 2건은 찬성 4표, 1건은 5표를 얻었다. 러시아의 세 번째 수정안에는 “가자지구의 확전이 현재 홍해 사태의 주요 근본 원인”이라는 문구가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승인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며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는 민간 선박에 대한 후티의 공격을 비난한다”면서도 “결의안의 목적은 홍해에서 항행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행동을 합법화하고 향후 안보리로부터 축복을 얻기 위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법은 전시가 아닌 평시 항행의 자유를 다루고 있다. 결의안이 선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러시아가 마지막 순간에 악의적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수정안을 제안했다고 비판했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후티는 단순히 권력에 취해 있는 것”이라며 “가자지구의 분쟁을 후티 공격의 원인으로 인용하는 수정안은 후티를 더욱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후티는 다양한 선박을 표적으로 삼고 있고 그중 이스라엘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선박은 거의 없다”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별한 분쟁이 아닌 항행의 자유와 자유로운 국제 교역에 필수적인 수로를 유지한다는 단순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예멘 정부군과 2014년부터 내전을 벌여 왔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공식 지지하는 후티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항의하며 홍해에서 상업용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