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맞춤형 상품 및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확대
K푸드 역시 일본 열도의 입맛을 흔들고 있다. 일본 K푸드 열풍이 거세지자 국내 식품·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현지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이투데이는 K뷰티와 K식품의 일본 진출 현황을 살펴보고 전문가들의 제언을 통한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국내 뷰티업계가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에서의 국내 화장품 점유율 하락으로 인해 실적이 뒷걸음질 치자 대체시장으로 일본을 낙점하고 반등을 꾀하려는 전략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5조23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 영업이익은 4323억 원으로 25.8%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조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933억 원으로 36.8% 줄었다. 주력인 중국 시장과 면세점 매출이 엔데믹 국면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탓이다.
이처럼 중국 시장 부진이 지속되자 국내 화장품 업계는 세계 3대 화장품 시장으로 불리는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한류 열풍으로 K뷰티 제품 인기가 뜨겁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미용·메이크업용·기초화장용 제품류의 일본향 수출액은 7970억 원으로 2017년 대비 무려 219% 증가했다. 작년 일본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액은 775억 엔(약 7082억 원)으로 처음으로 프랑스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일본이 신시장으로 떠오르자 뷰티업계는 일본 소비자를 겨냥한 맞춤형 브랜드 및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늘리며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큐텐,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으며 일본 시장을 공략 중이다. 현재 일본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화장품 브랜드 9종과 홈케어&데일리뷰티(HDB) 브랜드 9종이다. 특히 ‘VDL(브이디엘)’, ‘글린트 바이 비디보브’, '프레시안' 등이 일본 현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뷰티 유튜버 '회사원J'와 협업한 일본 전용 제품 VDL은 출시 3개월 만에 일본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2% 급증했다.
온라인 인기에 힘입어 오프라인 매장도 확대하고 있다. VDL은 일본 오프라인 매장에서 입점 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마츠모토키요시 등 일본 드럭스토어 2000여 곳의 입점 협의를 진행 중이다. 프레시안은 2월 로프트에 입점, 오프라인 매장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에뛰드 △이니스프리 △라네즈에 이어 △에스트라 △헤라를 추가로 일본 시장에 선보였다. 에스트라는 현재 로프트, 도큐핸즈, 앳코스메 등 일본 내 주요 채널들을 통해 300여 개 이상의 매장 입점을 진행 중이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어퓨도 일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5월 일본에 론칭한 쿠션 팩트 제품인 ‘워터락 피니셔’는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1만 개를 넘어섰다. 에이블씨엔씨는 인기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다현을 모델로 발탁해 K뷰티 인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CJ올리브영도 일본 시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019년 복합 쇼핑몰 '루미네'에 PB(자체브랜드) 브랜드 입점을 시작으로 일본 진출에 나섰으며, 이들 브랜드의 일본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두 배씩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일본시장 공략이 중저가 제품에 치중된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세대를 타깃으로 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김병선 코트라 후쿠오카무역관은 '일본 화장품 유통시장'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 화장품의 우수성에 비해 고객 타깃이 Z세대(1997∼2006년생)에 국한돼 있다는 것은 한계점"이라며 "현금 보유력이 가장 높은 단카이세대(1947~1949년 출생자) 등을 타깃으로 한 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