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2022년 말 기준 602만가구,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국민의 25.4%에 달하는 수치다.
최근에는 유모차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개모차(개와 유모차의 합성어) 비중이 57%로 유아용(43%)을 처음 앞질렀다는 통계까지 나왔다. 자신의 반려동물을 위해선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국민 5명 중 1명이 펫팸족인 현 시점, 각 업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반려동물 시장 현황을 살펴봤다.
유행에 특히 민감한 패션업계는 펫팸 이들 수요를 잡기 위해 잇달아 펫 특화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국내 대표 속옷기업 BYC는 2022년 처음 론칭한 반려견용 의류라인 ‘개리야스’를 앞세워 커져가는 펫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BYC는 지난해 반려견용 쿨런닝을 선보인 뒤 에어메리 김장조끼, 빨간내복 플러스, 신호등내복, 원조내복 등 4종과 보디히트 기모 터틀넥티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반려문화·콘텐츠 전문기업 동그람이와 협업해 내놓은 2023 가을·겨울(FW) 시즌 개리야스 제품은 품목 수를 전 시즌보다 2배 이상 늘려 생산했지만 출시 직후 완판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9월 출시한 BYC FW 시즌 개리야스의 판매율은 지난해 12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종합패션기업 LF의 헤지스는 올해 봄·여름(SS) 시즌에 반려견용 ‘윈드 브레이커’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헤지스는 지난해 3월 베스트셀러인 아이코닉 시리즈를 반려견 의류 라인으로 확대했다. 해당 라인은 반려견이 견주와 비슷한 ‘시밀러룩’을 연출할 수 있는 펫의류 스웨터와 티셔츠, 코트 등으로 구성했다.
LF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첫 출시 이후 매달 평균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헤리티지가 담긴 아이템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계열 패션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에서 2022년 말 기준으로 11개였던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수를 1년여 만에 23개로 2배 이상 늘렸다. 반려동물 용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자 관련 카테고리를 강화한 것이다.
에스아이빌리지에 입점한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몽슈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신장했다. 그중 28만 원대의 반려견 전용 카시트과 15만 원대의 애견 계단이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다. 반려동물 디자인 브랜드 하울팟(HOWLPOT)이 여성 니트 브랜드 주느세콰(JNSQ)와 협해 출시한 니트웨어도 출시 직후부터 일부 제품이 품절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려동물 제품들이 주목받으면서 백화점 업계도 펫 편집숍 유치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더현대 서울에 위펫 1호점을 열고, 펫 의류와 가방 등 패션 상품부터 유모차, 소품 등 반려동물 관련 라인업을 선보였다.
특히 반려견과 주인이 옷을 비슷하게 입는 ‘견플룩(강아지+커플룩)’ 콘셉트의 상품을 내놓은 ‘마르디 메르크디’는 오픈 후 두 달여 기간 동안 전체 30여 개 브랜드 중 매출이 가장 높았다. 20~30대 고객들 사이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 위펫의 매출은 목표 대비 160%를 돌파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펫펨족 수요를 겨냥해 선보인 반려동물 편집숍을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지난해 10월에는 현대백화점 충청점에 위펫 2호점을 추가로 오픈했으며, 향후 점포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반려견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 관련 물품을 찾는 수요가 커졌다”며 “앞으로도 반려견 관련 시장이 계속 확장될 것으로 예 예측되는 만큼 업계도 관련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펫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향후 관련 시장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5년 1조9000억 원이던 펫 시장은 지난해 4조5786억 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2027년에는 약 6조55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