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평양을 출발한 열차는 함경남도 단천역을 지난 뒤 해발 700m에 이르는 높은 고개를 넘으려고 시도하다가 결국 넘지 못하고 밀리면서 전복됐다. 열차 노후화와 약한 전력 탓에 헛바퀴가 돌면서 일부 객차가 탈선해 산밑으로 굴러 떨어진 것이다.
열차는 25일 오전 평양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평양에서 금골까지 정시 운행시간은 13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소식통은 RFA에 “단천역 주변에 당일(26일) 폭설이 내렸다”면서 “급경사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열차 속도가 느려지더니 리파역으로 올라가는 철로에 올라서자마자 약한 전압 탓에 헛바퀴가 돌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북한의 여객 열차는 일반적으로 9~11량 연결해 운행한다. 앞쪽 1-2량은 간부 전용 상급열차이며 이어 수화물 차량 1량, 일반승객용 7량이 연결된다. 기관차 바로 뒤에 연결된 상급열차 2개는 탈선되지 않고 정차해 이곳에 탑승했던 간부들은 생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뒤쪽 7개 객차에 탔던 주민들은 대부분 사망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사망자는 4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평양-금골행 열차는 대흥에서 나오는 왕감자나 검덕에서 나오는 연과 아연 등 금속을 내륙으로 나르는 장사꾼들이 많이 이용해 항상 만원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또 소식통은 함경남도 사회안전부와 교도대 인원들 중심으로 복사고 수습과 시신 처리 전담반이 만들어졌다면서 “열차가 전복된 단천 일대에서 구출된 중상자들이 단천시 병원에 옮겨졌으나 병원에서 대부분 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국은 해당 사고 사실이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열차가 전복된 단천일대를 비상구역으로 선포하고 주민 여론 통제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