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요르단전 다음 날인 21일 카타르 엘 아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훈련장에는 26명 중 23명이 참석했다. 기존 부상자 중 한 명인 황희찬이 훈련 시작 30분 전에 가장 먼저 나와 몸을 풀었다. 김진수도 카타르 입성 이후 처음으로 볼 터치를 시작했다. 이후 주장 손흥민, 김민재 등이 나와 가볍게 운동장을 돌았다.
훈련은 두 그룹으로 진행됐다. 요르단전 선발 선수들과 후반 교체 출전으로 경기에 나선 선수들이 그룹을 이뤄 훈련을 진행했다. 경기에 뛰지 않은 선수들은 따로 모여 다른 훈련을 진행했다.
김승규는 부상으로 아직 카타르에 머물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이기제와 종아리 근육에 불편함이 있는 김태환이 훈련에서 제외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기제와 김태환은 호텔에 남아 개별 회복 훈련을 진행 중이다. 두 선수 모두 부상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클린스만호 모습은 평소와 사뭇 달랐다. 1차전 바레인전이 끝난 다음 날인 16일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한 것과 달리 경기가 끝난 다음 날 곧바로 회복 훈련에 돌입한 것.
클린스만호는 20일 요르단과 2023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졸전 끝 막판 터진 동점골로 겨우 패배를 면했다. 승점 1점을 획득하는 데 그치며 16강 조기 확정에 실패했다.
이어 “경기 사이에 시간이 여유 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시간도 충분하다”며 “수정하고 보완할 게 있으면 보완하는 게 낫다는 판단하에 훈련 진행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으로 인한 전력 누수에 대해 “황인범은 문제가 없다. 이기제는 햄스트링이 안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체크해봐야 한다”며 “황희찬과 김진수는 빠르게 팀 훈련에 복귀시키는 게 목적이다. 하루하루 어떻게 좋아지는지를 보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옵션을 두고 내부적으로 코치들과 지속해서 논의하고 있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경고도 상당히 많다.”며 “선수가 뛰지 못하면 어떤 옵션, 어떤 변화를 가져갈지에 대해 논의도 지속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표팀 왼쪽 윙백 자원은 김진수와 이기제 단둘뿐이다. 김진수는 현재 부상으로 회복 중이다. 남은 이기제마저 요르단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이에 오른쪽에서 뛰고 있는 설영우의 포지션 변화나 스리백 옵션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 설영우가 왼쪽으로 이동했을 때 얼마나 좋은 활약 했는지 알 것이다. 김태환도 후반에 들어와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 부분이 옵션이 될 수도 있다”며 “백스리는 조금 더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누구든 부상이 나오지 않길 바라고 있다. 경고 누적이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 부진으로 몇몇 선수들이 비난받는 부분에 대해 “대회 기간만큼은 (언론이나 팬들 반응과) 거리를 두라고 하고 싶다”며 “각자의 주관이 있고 의견이 다른 건 자연스럽다. 최대한 이 순간을 즐기고 또 경기장에서 어떻게 발전시킬까를 고민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실 지금 우리 승점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말레이시아전에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어제 박용우도 자책골을 넣었지만 전혀 문제 될 것 없다. 열심히 하다가 그런 안타까운 장면이 나온 거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기복이 있을 때 운동장에 나와서 훈련할 때 다시 집중하는 것”이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요르단전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E조 2위로 16강 진출 가능성이 생겼다.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하면 F조 1위가 유력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훈련 당일 사우디아라비아는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사우디는 이날 경기에서 키르기스스탄을 2-0으로 격파하며 F조 선두를 질주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는 우리 코치 3명이 직접 가서 볼 예정이다. 난 호텔에 남아서 선수들과 면담 등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