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형 이상 국회의원 세비 환수법 발의…한동훈표 정치개혁 속도 내나[관심法]

입력 2024-01-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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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정치개혁' 공약 후속 입법…야당도 '구금 상태' 수당 제한법 발의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최근 금고형 이상이 확정된 국회의원의 세비를 전액 환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최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밝힌 정치개혁 공약과 관련한 후속 입법으로 풀이된다. 야당에서도 지난해 구금 상태의 국회의원에 대해 수당 등의 지급을 전액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해당 법안들이 별다른 논의 없이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어 법안 통과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2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지난 22일 형사재판에서 금고형 이상 판결이 확정된 국회의원의 세비를 전액 환수하는 내용의 '국회의원의 보좌직원과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금고형 이상의 판결이 확정된 국회의원 또는 국회의원이었던 사람에 대해 기소일부터 재판 기간 지급된 수당, 입법활동비 및 특별활동비와 같은 세비를 전액 환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은 국회의원에 대해 의원직을 상실하기 전까지 각종 세비 지급을 보장하고 있어 의원이 4년 임기 내내 재판을 받더라도 유죄 판결 확정 전까지는 아무 제약 없이 100% 세비를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전주혜 의원 외에도 윤재옥 원내대표,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공동 발의에 이름을 올렸다.

전 의원은 "정치인의 도덕성은 일반 국민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국회의원이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타가는 고약한 악습을 끊어야 한다"며 "이번 개정안은 전 국민이 바라는 국회의원의 특권 포기에 관한 내용인 만큼 법안 통과를 위해 모쪼록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님들의 공감과 동참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최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밝힌 '정치개혁' 공약의 후속 입법으로 풀이된다. 앞서 10일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재판 중인 국회의원이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재판 기간 동안의 세비를 전액 반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 위원장은 불체포특권 포기, 귀책 보궐선거 무공천, 국회의원 50명 감축, 출판기념회 정치자금 수수 금지 등의 정치개혁 공약을 밝힌 바 있다.

한 위원장은 10일 "최근 일부 의원이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면서 재판을 방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국민의 비판이 정말 뜨겁다"며 "그 기간이 지나고 유죄가 확정돼도 임기는 지나고 할 건 다 하고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마련되는 세비는 그대로 다 받아 간다"고 비판했다. 이는 대장동 의혹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이 방탄으로 재판 지연을 악용하는 사례를 막겠다"며 당 차원에서 관련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야당에서도 지난해 이와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지난해 4월 국회의원이 공소 제기된 후 구금 상태에 있는 경우 수당 등의 지급을 전액 제한하고, 무죄·면소·공소 기각의 판결 또는 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그동안 지급하지 않은 수당 등을 소급하여 지급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이탄희 의원도 지난해 6월 국회의원이 구속된 경우 월 급여의 성격을 지닌 수당 등의 지급을 제한 및 환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다만, 해당 법안들은 현재 상임위인 국회운영위원회에서 별다른 논의 없이 계류 중이어서 21대 국회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법안이 무죄 추정의 원칙 등 위헌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운영위원회 박태형 수석전문위원은 작년 4월 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검토보고서에서 "비록 제한적이더라도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국회의원에게 구속을 이유로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 제27조(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할 여지는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입법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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