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을 입고 쉴 새 없이 그라운드와 코트를 누비는 그대들. 유니폼과 얼굴 가득 맺힌 땀방울. 팬들도 볼이 골대를 가르고, 볼이 손을 떠나는 순간, 숨죽이게 되는 그 시간을 함께하죠.
이 멋진 선수들을 경기장에서만 보기엔 아쉬움이 큰데요. 경기장 밖 편안하게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욕심들이 생겨나기 마련이죠. 특히 현재 방송계를 누비고 있는 선수 출신 방송인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만큼 그 욕심은 더해집니다.
이 욕심은 비단 팬들에게만 있는 건 아닌데요. 선수들 또한 ‘내’가 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표출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 바람이 모두 긍정으로만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엄청난 화제가 됐지만, 이 화제가 절대 반갑지만은 않은 이들이 있는데요. 연일 스포츠뿐 아니라 연예 섹션에도 이름이 오르내리는 농구선수 이관희와 축구선수 조규성입니다.
이관희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는데요. 바로 그가 출연한 넷플릭스 예능 ‘솔르지옥3’ 때문이죠. ‘솔로지옥’은 넷플릭스 제작 연애 예능 프로그램으로 벌써 3번째 시즌을 맞이했습니다. 그만큼 매회 격한 화제성을 끌어내고 있는데요. 시즌1에서는 송지아(프리지아)가 시즌2에서는 메기로 등장한 덱스가 큰 인기를 누렸죠. 두 사람은 방송계에도 진출해 활약하고 있는 만큼 ‘솔로지옥3’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이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출연진이 바로 이관희였는데요. 1988년생의 이관희는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에서 슈팅 가드로 뛰고 있는데요. 이번 시즌에 현역 선수가 출연한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이를 확신한 이들은 별로 없었죠. 비시즌이라고는 하지만 연예 예능에 현역 선수의 출연은 아무래도 생경했거든요.
하지만 이관희는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이번 출연을 위해 무려 2년간 구단을 설득했다고 하죠. ‘시즌2’에 지원한 바 있었던 그는 결국 ‘시즌3’ 출연은 성공했는데요.
훤칠한 키에 단단한 몸, 훈남 외모는 여자 출연자를 넘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죠. 이 시선이 찌푸림으로 변하게 된 건 정말 순식간이었는데요.
지난달 11일 공개된 ‘솔로지옥3’ 4~5회에서 나온 이관희의 발언 떄문이었죠. 다른 출연자인 손원익이 어떤 여성에게 호감이 있는지 묻자 최혜선, 윤하정, 김규리 등 여성 출연자 3명을 지목하며 “쟤, 얘, 얘”라고 답을 한 건데요. 심지어 손가락질까지 동반됐죠.
당혹스러운 그의 행동에 출연진인 윤하빈은 “쟤가 뭐냐? 이름이 있는데”라며 실수를 지적했고요. VCR로 보던 MC 이다희 역시 “완전 마이너스다. 만약 나였으면 기분 나빴을 것 같다”라고 했고, MC 덱스 역시 “이관희 씨가 실수한 것 같다”고 평했죠.
이는 당시 자리에 있던 여성 출연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성 출연자들은 크게 당황했고, 이후 여자들만 모인 방에서 이관희를 향한 불만이 나왔는데요.
이대로 비호감으로 전락하나 싶었지만, 이관희는 역시 화제의 인물다웠습니다. 이후 이관희의 가감 없는 솔직한 발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매력을 빛나게 했는데요. “만약 널 선택하면…” 등의 대화법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죠. 이 대화법으로 ‘이프 보이’라는 수식어도 갖게 된 이관희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출연진이 됐습니다.
이관희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조민지와 최혜선을 저울질하는 모습을 보이며 연예예능의 ‘쫄깃함’을 주관(?)했는데요. 이관희를 향한 시선이 긍정적이지 못했던 MC 이다희조차 ”이관희야말로 ‘솔로지옥3’의 보물이다”라고 인정하고 말았습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는데요. ‘솔로지옥3’는 공개 5주 만에 비드라마 화제성 1위에 올랐고, 이관희가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위에 이름을 새겼죠. ‘솔로지옥 이관희’가 커뮤니티를 뒤덮은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실제로 이관희는 코트 위에서도 SNS에서도 특유의 솔직함을 뽐내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본인 또한 “쟤, 얘, 얘” 장면을 SNS에 올리며 ”관희야 이름 좀 외우자”라고 적고 화면 속 자신의 얼굴에 주먹을 들이대며 해당 장면에 사과하기도 했죠. 악플과 관심을 동시에 얻은 그의 예능 출연은 성공적이었을까요?
최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서고 있는데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컵을 노리고 있죠.
한국은 일본과 함께 유력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15일 열린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바레인을 상대로 3-1 승리를 거두며 이를 실현해 보이는 듯했죠. 하지만 20일 진행된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2-2 무승부를 기록했는데요. 이날 무승부로 1승 1무, 승점 4점을 쌓아 요르단과 동률을 이뤘지만, 요르단에 골 득실에서 뒤져 2위에 머물렀죠.
무승부도 아쉽지만 축구팬들의 비판을 산 건 경기내용이었는데요. 피파(FIFA) 랭킹 23위인 한국이 87위인 바레인을 상대로 펼친 경기로는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이죠.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패스가 끊기는 장면이 많았으며, 오히려 2-1로 요르단에게 끌려가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특히 이 경기에서 조규성을 향한 분노가 거셌는데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조규성은 바레인전, 요르단전 모두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의 슈팅은 모두 골문을 벗어났고, 전반 55분 이기제의 중거리 슛이 골키퍼에게 막힌 뒤 조규성에게 흘러온 공이 골대 위로 빗나가면서 결정력 논란이 일었죠. 결국, 조규성은 후반 24분 오현규(셀틱)와 교체됐습니다.
경기 직후 조규성을 향한 비난은 그의 SNS로 향했는데요. 하필 아시안컵 직전에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출연이 빌미가 됐죠. 그의 SNS에는 조규성이 최근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을 언급하며 “방송 말고 축구를 해라”, “멋 좀 그만 부려라” 등의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아시안컵 출전 시기와는 상관없는 촬영분이었지만, 그의 부진이 본업을 뒤로한 결과라는 비판으로 번졌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들의 행태를 비판하며 조규성을 향한 도 넘는 악플을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이런 비난에도 조규성은 담담했는데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조규성은 “못 뛴 선수들한테 미안하다”, “경기를 뛴 입장으로써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했다”, “끝까지 집중해야 했는데 안일했다”, “매번 말하지만 나만 잘하면 된다”라며 고개를 숙였죠. 부디 그의 평범한 일상 공개가 독이 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화제성’이란건 긍정과 부정, 득과 실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무서운 단어인데요. 이 ‘화제성’은 결코 호감으로 마무리될 수 없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하죠. 하지만 이 결정이 비호감으로만 머물지 않도록 그들의 본업을 격하게 응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