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르세라핌 가고 라이즈·제베원 온다?…‘5세대 아이돌’ 본격 경쟁 나선다 [이슈크래커]

입력 2024-01-23 16:29수정 2024-01-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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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제로베이스원(왼쪽), 라이즈. (사진제공=웨이크원, SM엔터테인먼트)
올해도 K팝 팬들의 귀가 즐거울 예정입니다. 지난해 신곡을 발매하며 호성적을 쓴 아이돌 그룹의 컴백은 물론, 신인 그룹의 데뷔 소식까지 잇따라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아이돌 그룹의 ‘명가’라고 불리는 대형 기획사 소속 신인 아이돌이 대거 출사표를 던집니다. SM엔터테인먼트부터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새로운 ‘5세대 아이돌’ 데뷔를 확정 짓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죠.

그런데 5세대 아이돌이라니. 대체 언제 4세대 아이돌이 막을 내린 건지 의문을 자아냅니다. 사실 아이돌 그룹의 세대 구분은 유동적입니다. 명확하고 보편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인데요. 아이돌에 빠삭한 K팝 팬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벌어지는 주제기도 하죠. 다만 5세대 타이틀을 본격적으로 달기 시작한 기점을 꼽을 수는 있습니다. 각 세대 아이돌의 특징부터 올해 활동이 기대되는 신인 그룹들까지 알아봤습니다.

▲그룹 빅뱅 지드래곤(왼쪽부터), BTS RM, 아이브 장원영. (뉴시스)
1세대부터 4세대까지 …각각의 특징은?

국내 아이돌 그룹의 1세대를 찾기 위해선 약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996년 H.O.T.와 젝스키스, S.E.S, 핑클, 신화, god 등이 데뷔하면서 ‘아이돌’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졌는데요.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하면서 그룹 문화가 형성되긴 했지만, 10대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으며 ‘아이돌 문화’가 탄생한 건 H.O.T.를 시작으로 볼 수 있습니다. H.O.T.는 이후 데뷔한 젝스키스와 라이벌 구도까지 형성하면서 지금도 회자되는 1세대 보이그룹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했죠. 이들처럼 1990년 후반에 데뷔해 2000년대 초반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그룹을 통상 1세대 아이돌로 지칭하곤 합니다.

2004년 동방신기의 데뷔로 아이돌은 2세대에 접어들었습니다. 1세대 아이돌의 인기가 국내에 한정됐다면, 2세대부터는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는데요. 빅뱅,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은 중독성 있는 후크송, 퍼포먼스를 내세워 큰 인기를 끌면서 SM, YG, JYP 등 3개 기획사를 ‘대형 기획사 3강 구도’에 올려놓기도 했죠. 이들 3사는 일본, 중국 등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의 활발한 활동으로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K팝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건 3세대부터입니다. 엑소, 트와이스,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BTS)이 출격하면서 해외 음악 시장에 K팝이 안착하게 됐는데요. 3세대 그룹의 특징 중 하나로는 ‘다국적 그룹’을 꼽을 수 있습니다. K팝이 해외 시장까지 적극 공략하게 된 만큼, 다양한 국적의 멤버로 팀을 구성해 더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자 한 거죠. 이때 탄생한 BTS의 선풍적인 인기로, 단단하던 엔터업계 3강 체제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BTS의 소속사 빅히트 뮤직(하이브 전신)이 4대 기획사 체제 선두에 올라서게 된 겁니다.

4세대에서는 여자 아이돌 그룹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습니다. 에스파부터 아이브, 르세라핌, 뉴진스 등 신곡을 발매하기만 하면 음원 차트 최상단에 직행하는 ‘음원 강자’들이 속해 있는데요. 이들은 무대뿐 아니라 숏폼 위주의 미디어 콘텐츠까지 적극적으로 선보이면서 글로벌 인기에 힘을 더했습니다. 이 중에서 데뷔가 가장 빠른 에스파가 2020년 11월, 가장 늦은 뉴진스가 2022년 7월입니다.

▲그룹 보이넥스트도어(성호, 리우, 명재현, 태산, 이한, 운학)이 지난해 5월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데뷔 싱글 ‘후!’(WHO!) 발매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5세대 자처하고 나선 그룹들…선두 주자 경쟁 치열

5세대 그룹이 등장한 건 4세대가 입지를 굳힌 지 불과 1~2년 만입니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팀을 구성한 제로베이스원은 지난해 7월 데뷔와 동시에 5세대를 자처하고 나섰는데요. 5세대는 코로나19 암흑기의 종료를 알리는 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드 코로나’에 힘입어 오프라인 팬 사인회, 팬 미팅, 콘서트, 팝업 등 팬들이 직접 참여하거나 방문할 수 있는 대면 행사를 적극적으로 개최하면서 팬덤을 빠르게 확보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례로 제로베이스원은 지난해 8월 서울 영등포구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에서 매출액 13억5000만 원을 올렸습니다. 데뷔 한 달 만에, 2주라는 짧은 기간에 쓴 기록이었죠. 현장 판매로만 진행됐던 팝업 현장은 매일 새벽 ‘오픈런’을 시도하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또 같은 달 열린 첫 팬 콘서트는 1만8000석가량이 전석 매진됐고, 데뷔 앨범에 이어 두 번째 미니앨범까지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며 인기를 입증했습니다.

이후 데뷔한 팀들은 일제히 5세대 그룹으로 정체성을 명명하고 나섰습니다. 4세대 후발 주자가 아닌 5세대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각오인데요. 불과 1~2년 먼저 데뷔한 아이돌에 ‘이전 세대’ 이미지를 씌운다는 점에서 K팝 팬들의 갑론을박을 부르기도 했지만, 매일 신인 그룹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 속 5세대는 이미 존재감을 굳힌 모습입니다.

5세대가 막을 올린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만큼 이들은 향후 다채로운 콘셉트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선 이지 리스닝 장르의 변주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라이즈는 ‘SM’ 하면 떠오르는 강렬한 비트, 심오한 세계관이 아닌 이들만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장르 ‘이모셔널 팝’을 내세워 활동하고 있습니다. 4일(현지시간) 미국 그래미닷컴 공식 홈페이지에서 발표된 ‘2024년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 25’에 유일한 K팝 보이그룹으로 선정됐고, 8일 애플뮤직·샤잠이 발표한 ‘2024년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에도 선정돼 올해 보여줄 성장세를 일찍이 예고했죠.

하이브와 KOZ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5월 론칭한 보이넥스트도어의 데뷔 앨범도 이지 리스닝과 궤를 같이합니다. ‘옆집 소년’이라는 팀명에서부터 알 수 있듯, 보이넥스트도어는 편안하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그렇다고 듣기 편한 음악만이 5세대의 특징이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지난해 7월 데뷔한 키스 오브 라이프는 이지 리스닝이 아닌 힙합과 록에 기반을 둡니다. 탄탄한 실력과 강렬한 음악, 눈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이들은 ‘괴물 신인’을 넘어 ‘어벤져스’라는 평까지 듣곤 하죠.

YG도 이지 리스닝이 아닌 주력 사운드를 내세웠습니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베이비몬스터의 데뷔곡 ‘배터 업’은 힙합에 기반을 둔 노래로, 투애니원, 블랙핑크 등 YG표 걸그룹의 계보를 잇고자 한 의지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사진제공=하이브, JYP, SM, YG엔터테인먼트)
올 상반기 활동 팀은?…4개 기획사 모두 ‘박차’

4대 대형 기획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신인 그룹 10팀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 중에서도 JYP는 가장 많은 신인 그룹 활동을 예고했습니다. 미국 리퍼블릭레코드와 합작해 6인조 걸그룹 ‘비춰’(VCHA)’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비차는 렉시(미국), 케이지(미국), 카밀라(캐나다), 사바나(미국), 케일리(한국계 미국인), 켄달(미국) 등 대부분 멤버가 외국인인 다국적 걸그룹이고요. 5인조 보이그룹 ‘프로젝트C’는 중국인 멤버로만 구성됐습니다. 일본 소니뮤직과 손잡고 일본인 멤버로만 채운 7인조 보이그룹 넥스지, SBS 오디션 프로그램 ‘라우드’ 출신 보이그룹 라우드 등도 데뷔를 앞뒀습니다.

하이브에서도 3팀이 데뷔합니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는 세븐틴 이후 9년 만에 보이그룹 투어스를 선보였는데요. 어제(22일) 데뷔하자마자 첫 앨범 ‘스파클링 블루’를 20만6240장 판매하며 한터차트 ‘일간 피지컬 앨범 차트’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이외에도 미국 게펜 레코드와 함께 현지 오디션으로 뽑은 6인조 걸그룹 캣츠아이,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이 선보일 걸그룹 아일릿이 데뷔를 앞뒀죠.

SM은 에스파 이후 4년 만에 걸그룹을 론칭합니다. 또 NCT의 마지막 팀인 NCT 위시는 다음 달 21일 일본 도쿄돔 데뷔가 확정됐는데요. 앞서 SM은 지난해 NCT의 새로운 파생팀 멤버 선발 과정을 그리는 자체 서바이벌 프로그램 ‘NCT 유니버스 : 라스타트’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YG에서는 베이비몬스터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합니다. 베이비몬스터는 디지털 싱글을 발매하며 데뷔했으나 활동이 많지는 않았는데요. 다음 달 1일 두 번째 신곡, 4월 1일 첫 미니앨범을 발매할 계획이죠. YG는 연내 또 다른 신인 그룹도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4대 기획사 외에도 많은 기획사가 올해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입니다. JYP 창업 멤버이자 부사장을 지낸 조해성 대표는 이든엔터테인먼트에서 보이그룹 올아워즈를 이달 10일 론칭했습니다. 알비더블유의 NXD, 하울링 엔터테인먼트의 웨이커, SSQ엔터테인먼트의 다이몬 등 많은 신인 그룹이 활동 준비에 열중하고 있죠.

제로베이스원, 라이즈 등이 괄목할 성적으로 5세대 아이돌 경쟁의 포문을 연 상황. 향후 어떤 신인 그룹이 등장할지, 또 이들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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