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농협 입사, 만 44세 조합장 첫 당선해 5선…"지역 농축협 중심 경제사업 활성화"
제25대 농협중앙회장으로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이 당선됐다. 8년 만에 영남권에서 농협 수장이 배출됐다. 강 후보는 3월 정기 총회 이후 4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농협중앙회는 25일 서울 중구 본사 대강당에서 2024년 제1회 임시총회를 열고 제25대 중앙회장에 강호동 후보를 선출했다.
이번 선거는 2009년 이후 다시 직선제로 변경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기존 대의원 293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원제에서 전국 1111개 농·축협 조합장이 직접 투표를 하는 직선제로 변경됐다. 조합원 3000명 미만은 1표, 3000명 이상 조합은 2표를 행사할 수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당선되고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다면 최다 득표자와 차순위 후보자가 결선 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강 당선인은 1차 투표에서 총 1252표 중 607표(48.8%)를 받았지만 과반이 되지 않아 2차 투표가 이뤄졌다. 1차 투표에서 동천안농협 조합장인 조덕현 후보가 327표로 2위, 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송영조 후보가 292표로 3위에 올랐다.
2차 투표에서 강 당선인은 781표 얻어, 조덕현 후보(464표)를 제치고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됐다.
강 당선인은 앞서 24대 회장 선거에도 출마한 경력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았고, 검증된 후보로 평가받았다.
그는 1987년 농협에 입사한 전통 '농협맨'으로 손꼽힌다. 입사 10년 만인 1997년 상무로 승진했고, 입사 20년 만인 2006년 만 44세 나이로 율곡농협 조합장에 당선될 정도로 남다른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이후 5선 조합장에까지 이르렀다.
조합장 외에도 한국딸기생산자협의회장, 한국친환경협의회 이사, 법무부 청소년 범죄예방 합천지구 협의회장 등 사회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강 당선인은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농협중앙회를 지역에 기반을 둔 조합과 조합원에게 돌려주고 농촌과 도시가 함께 성장하는 도농상생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전국 1111개 조합 중 80%가 농촌 농협이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도시 농협과 소통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공약했다.
때문에 지역 농·축협 경제사업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그가 조합장으로 있는 율곡농협은 아이스딸기를 전국 최초로 판매한 곳이기도 하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농·축협의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체적으로 농·축협을 위한 무이자 자금 20조 원을 조성해 조합 1곳당 200억~500억 원을 지원해 경영 부담을 덜어주고, 상호금융을 독립시켜 제1금융권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선보이기도 했다. 규제를 풀어 상품개발이나 인력 전문화를 통해 지역 농·축협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도 추진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강 당선인은 당선 소감으로 "합장 여러분께서 제게 보내주신 압도적인 지지는 농협을 혁신하고 변화시켜 지역 농협을 위하고 농어민들을 위하는 농협중앙회로 혁신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합장들과 지역농협이 주인이 되는 농협중앙회를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