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1월만 26% 내려
기술 대장주 M7에서 밀려나
리비안ㆍ루시드 등도 주가↓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테슬라를 포함한 전기차 관련주가 급락 중이다. 지난해 시작한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감소, 이를 만회하기 위한 판매 가격 인하 등이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미국 주요 금융사는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재조정 중이다. 테슬라 급락과 함께 리비안과 루시드 등 전기차 업체의 주가가 동반 급락 중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는 실적 악화 전망 탓에 이날 하루만 12%대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2.13% 내린 182.6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의 최저치. 하루 만에 시가총액 107조 원이 사라졌다.
CNBC는 "테슬라의 이날 주가 하락 폭은 2020년 9월, 하루 만에 21% 급락한 데 이후 최대치"라고 보도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지속해서 하락 중이다. 전날까지 16.4% 떨어진 데 이어 이날 낙폭을 더 확대, 1월 첫 거래 이후 이날까지 26.47%가 내렸다.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800억 달러(약 107조 원)가량 증발하면서 5805억6600만 달러(약 775조6361억 원)로 줄었다. 기술 대장주 7곳을 모은 이른바 '메그니피션트7'에서도 밀려났다.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보다 낮아져 미국 내 시총 9위다.
주가 하락의 배경은 지난해 실적에 이어 향후 부정적 전망치 여파가 더 컸다. 테슬라는 전날 장 마감 후 나온 작년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돈 데다 "올해 판매 성장률이 전년 대비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는 회사의 경고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지난해 4분기 테슬라의 매출은 251억6700만 달러(약 33조5224억 원), 주당순이익(EPS)은 0.71달러(약 946원)로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회사 측은 또 올해 전망에 관해 "2024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2023년에 달성한 성장률보다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금융사들은 테슬라 주가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전날까지 테슬라 주식은 12개월 선행 수익 추정치의 약 60배에 거래됐는데, 이는 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 등 다른 '매그니피센트 7' 주식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분석가들은 테슬라의 매출 증가율과 이익률이 더 떨어진다면 현재의 평가가치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분석가 토니 사코나기는 "테슬라가 점점 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서비스업체 CMC마켓의 수석 분석가 마이클 휴슨은 "테슬라의 문제는 판매를 늘리려는 시도인데, 이는 중국의 비야디(BYD)나 다른 회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탓에 영업이익률을 더 떨어뜨리는 대가를 치러야 성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테슬라 주가 목표를 기존 300달러에서 297달러로 낮췄고, 투자은행 캐너코드 제뉴이티도 목표치를 267달러에서 234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최소 9개 증권사가 테슬라에 대한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평균적으로는 '보류' 등급을 매겼고, 목표주가 중간값은 225달러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의 주가 하락 속에 다른 전기차 제조업체도 잇따라 주가 하락에 직면했다. 이날 리비안 주가는 2.2% 내렸다. 이밖에 루시드(-5.7%), 피스커(8.49%) 주가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