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영국 본토에 15년 만에 핵무기를 재배치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미국은 영국 남동부 서퍽에 있는 레이큰히스 공군기지에 핵무기 재배치를 위한 시설 개선 작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가 입수한 미 국방부 조달 웹사이트 문서에는 '국방부가 고가치 자산 보호를 위해 방탄 방패 등 이 기지에 필요한 장비를 주문했다'고 담겨 있다. 잠재적 보증 임무로 늘어나는 병사를 수용하기 위한 숙소 확장 계획도 문서에 담겼다. 외신 등에 따르면 '보증 임무'는 미 국방부 내에서 핵무기를 관리하는 용어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해 11월 공개된 미 국방부 문서에는 '영국이 이전의 핵무기 저장 장소 목록에 추가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레이큰히스 공군기지를 업그레이드하는 중이라고 확인했으나, '공중 발사 핵폭탄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외신 등에 따르면 레이큰히스 공군기지는 핵폭탄 탑재가 가능한 미군의 F-35 라이트닝Ⅱ스텔스 전투기가 배치돼 있다. 더타임스는 '이곳이 다시 핵무기 기지가 된다면 미국이 2008년까지 이곳에 배치했던 핵 중력탄 개량형(B61-12)을 보낼 것'으로 예측했다.
B61-12는 최신형 전술핵무기로 TNT 폭발력 기준 5만t, 무게 350㎏의 소형 원자폭탄이다. 목표에 따라 폭발력을 조절할 수 있어서 ‘스마트 원자폭탄’으로도 불린다.
미국의 핵무기는 1954년 영국에 처음 배치됐다. 당시 배치 장소는 레이큰히스를 포함해 3곳이었다. 영국은 미국과 달리 육해공 핵무기 발사 능력이 없고,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체계로 이뤄진다.
한편 2011부터 2014년까지 2011~201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부사령관을 지낸 리처드 쉬레프는 더타임스에 보낸 서한에서 "러시아와의 전면전을 막기 위해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 핵무기가 영국에 재배치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화한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관계는 더욱 냉각하고, 군사적 긴장도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