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해라" 日 전범기업 폭파한 용의자, 49년만에 자수…말기암 투병 중

입력 2024-01-27 22:02

▲49년만에 자수한 기리시마 사토시. (사진제공=일본 경시청)

1970년대 일본 전범기업 본사나 공장에 폭탄을 던진 용의자가 49년 만에 자수했다.

27일 NHK 등에 따르면 1975년 4월 도쿄 긴자 ‘한국산업경제연구소’ 건물 폭파 사건을 일으킨 용의자 기리시마 사토시(70)라고 주장하는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지난 25일 일본 경찰은 폭발 사건으로 지명수배된 기리시마가 가나가와현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기리시마는 말기 암으로 투병 중이었고, 자신을 찾아온 경찰들에게 “마지막은 본명으로 맞이하고 싶다”라며 모든 범행을 자백했다. 올초 병원에 입원한 기리시마는 가명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리시마는 1974년부터 일본 전범기업 본사나 공장을 연속으로 폭파한 급진 무장투쟁 단체인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의 조직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단체는 일본과 전범기업들이 제국주의 침략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미쓰비시중공업과 미쓰이물산 등을 상대로 폭파를 벌여왔다.

주로 대학 중퇴생, 한국 근현대사 전공 대학원생, 회사원 등으로 구성된 조직원들은 체포돼 수감 중 사망했거나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으나, 기리시마는 붙잡히지 않았고 49년간 전국 지명수배 상태였다.

한편 일본 경찰은 DNA 감식 등을 진행해 용의자 여부를 확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