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가장 큰 수익력…중요한 시장 지표”
AI 관련 논평 주목…1분기 가이던스도 관건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가총액 합산 10조 달러(약 1경3372조 원) 이상의 5개 기술회사가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두 회사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비롯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 메타, 아마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운명이 이들 빅테크 기업의 실적에 달렸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증시 랠리의 원동력이 대형 기술주에서 왔기 때문이다. S&P500지수는 지난주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으며, MS 등 빅테크 기업들은 연일 시가총액을 늘리고 있다. 최근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쪼그라들었음에도 7대 기술 종목 ‘매그니피센트7(M7·애플, MS, 알파벳, 아마존닷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이 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치인 29%에 달했다. 인디펜던트어드바이저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크리스 자카렐리는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여전히 가장 큰 수익력을 갖고 있어 이들 기업의 실적은 시장에 매우 중요한 지표”라고 분석했다.
특히 시장의 시선은 30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을 MS와 알파벳으로 향한다. 이들 기업의 인공지능(AI) 관련 논평이 관건이다. 양사는 수년간 AI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는 점에서 AI 열풍의 수혜를 받는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MS는 자사의 소프트웨어 제품군에 AI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조만간 AI가 MS의 수익을 끌어올리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월 1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애플은 최근 성장에 대한 우려에 시달려왔지만, 이번에는 4분기 만에 처음으로 매출 증가를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어닝시즌에서는 작년 4분기 실적보다 올해 1분기 실적 가이던스(예상치)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예상보다 부진한 전망치를 제시할 경우 투자 심리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반도체 회사 인텔은 4분기 양호한 실적을 냈음에도 예상보다 부진한 가이던스를 내놓으면서 26일 주가가 12% 폭락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시장 랠리가 일부 종목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년 전만 해도 랠리를 펼치는 업종이 기술주뿐만 아니라 산업, 금융, 필수 소비재, 부동산, 의료, 유틸리티, 소재 등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했다. WSJ은 “좁은 랠리는 잠재적으로 걱정스러운 신호일 수 있다”며 “소수의 대형주가 증시 상승분 대부분을 담당하면, 이들 기업 중 일부가 휘청거릴 때 경기침체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