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글로벌 금융위기가 외견상 일단락된 모습이지만 신흥시장국 위험의 큰 폭 증가와 함께 신용위험이 재차 증대되고 있다며 국제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러한 신용위험의 증가는 거시경제 위험의 증가로 이어지고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 감소는 곧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로 재차 표출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경제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위기국면의 판단과 향후 구조조정 방안'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세미나에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IMF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현재 유럽과 일본 등 여타 지역에 비해 미 금융기관들의 손실률이 10.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며 "미국과 유로존 등을 포함한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추가 자본 규모가 8750~1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는 신흥시장 은행들도 마찬가지"라며 "동유럽의 경우 자산상각액 규모가 총 자산 대비 9%에 육박한다며 이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 8%, 라틴아메리카 6%, 아시아 5% 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 금융권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 자본금 확충이 필요한 은행들의 후속 조치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미국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신규로 746억달러의 자금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7900개 미 중소은행 중 상당수가 미래의 잠재적 부실에 노출된 상황이고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최소 500여개 중소 은행들의 파산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 연구위원은 "유럽의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9500억달러 가량 손실이 발생했으며 이중 17%만 현재 청산한 상태"라며 "영국의 경우, 은행권의 손실액이 3100억달러로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만 청산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