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터ㆍ크레타 등 현지 전략 차량 인기
중국ㆍ러시아 부진으로 인도 중요성 커져
투자 확대하고 현지 엑스포도 참여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배경 중 하나로 인도 시장에서의 성장이 꼽힌다. 현대차는 부진한 중국과 러시아 시장 대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자리 잡은 인도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3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2022년 대비 9.4% 늘어난 60만5000여 대를 판매했다. 1996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연간 판매량 60만 대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유럽 권역 판매량(63만6000여 대)과의 차이는 3만여 대에 불과하다.
기아도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2022년 대비 0.2% 늘어난 25만5000여 대를 판매했다. 인도 진출 첫해인 2019년 4만5000여 대 판매에 그쳤으나 4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으로는 현지화 전략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VU)를 중심으로 전략 모델을 앞세워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출시한 엑스터는 출시 후 5개월간 3만9000대가 팔리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인도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러시아에서도 사실상 철수하면서 인도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인도 뉴델리에서 내달 1일부터 열리는 ‘바라트 모빌리티 글로벌 엑스포’에 참가한다. 인도가 처음 개최하는 대규모 국제 모빌리티쇼다. 엑스포에서 현지 전략 차량을 선보이며 인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올해 판매 목표치도 올려잡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인도 시장에서 각각 1.3% 늘어난 61만3000대, 9.8% 늘어난 28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16일 인도에서 소형 SUV 크레타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크레타는 인도에서 ‘국민차’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끈 모델이다. 기아도 지난해 12월 출시한 쏘넷의 상품성 개선 모델에 따른 신차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도를 전기차 거점으로 키우기 위한 투자도 늘린다. 향후 10년간 인도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5조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하기로 했다. 인도 타밀나두주에 4조 원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설비와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인수한 GM 탈레가온 공장은 1조 원가량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늘린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중국에서 점유율이 1%대로 떨어지면서 고전하고 있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매각하면서 사실상 철수한 상태”라며 “인도에서의 성공이 더욱 간절해진 만큼 더욱 시장 공략에 힘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