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맹견에 물린 대리운전 기사의 호소 “주인은 보고만 있어“

입력 2024-02-0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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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은 ‘로트와일러’ 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사연 속 로트와일러의 실제 이미지와 무관함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손님의 맹견에게 물리고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대리운전 기사의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맹견에게 사람이 물려 피 흘리고 있는데 구경하는 견주’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두 달 전 대리운전 기사 일을 시작한 A 씨는 손님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손님과 함께 탑승한 로트와일러에 물려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은 상태다.

A 씨는 사건 당일 고객의 전화를 받고 차에 탑승했는데 차에는 손님과 함께 로트와일러를 포함한 세 마리의 개가 있었다며 “개에 대한 지식이 없어 저는 그냥 순한 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는 A 씨와 손님 간에 다툼이 일어나자 돌변했다. A 씨에 따르면 손님은 오전 2시 30분쯤 A 씨가 과속했다고 주장하며 차를 세우게 했고 차에서 내린 뒤 A 씨에게 욕을 하며 밀치기 시작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A 씨와 2인 1조로 일하고 있어 자차로 뒤따라오던 A 씨의 아내가 차에서 내려 다툼을 말리고자 했으나 A 씨의 아내가 두 사람에게 다가서자마자 맹견은 A 씨 아내의 머리채를 물고 질질 끌고 갔다. 그리고 이내 아내를 맹견으로부터 떼어내기 위해 저지하는 A 씨의 손을 물고 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손님은 반려견을 말리거나 떼어놓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A 씨는 “견주는 아내가 개를 떼어내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5분 동안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A 씨가 공개한 피해 이미지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찰 역시 A 씨가 손님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개가 차에 있었다는 것을 이유로 영상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A 씨는 자신과 아내가 각각 전치 4주 이상, 전치 2주 이상을 진단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개에 대한 공포뿐 아니라 사람과 경찰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심정을 털어놓았다.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사진을 보니 충격적이다”, “개들은 안락사시켜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맹견 소유자가 엘리베이터, 복도 등에서 맹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에도 맹견을 사육하려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맹견 사육 허가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이 규정에 따라 맹견이 사람이나 동물을 공격해 손해를 끼친다면 사육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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